2차 추경 1개월치 반영, 2개월분 빠져
일부 시군, 운전원 충원도 차질 우려
경기장차연 “이동권 후퇴” 규탄
경기도가 미처 확보하지 못한 각종 민생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그럼에도 장애인 이동권 지원을 위한 예산은 2개월치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들은 이동권 침해가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경기장차연)에 따르면 도는 올해 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교통약자들에 대한 특별교통수단을 운영하는 데 드는 ‘시·군 이동지원센터 운영비 지원’ 예산을 36억 6천100만원 증액하는 데 그쳤다. 이는 1개월분이다.
앞서 도는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해당 사업비를 9개월치만 마련했었다. 이번 2회 추경에서 도는 이처럼 3개월치가 덜 편성된 사업들의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5천억원대 감액 추경을 추진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해당 사업 예산은 부족하게 편성한 것이다.
해당 사업은 도비를 지원받아 시·군이 실시한다. 그러나 추경이 이대로 확정되면 2개월치 공백이 불가피해지면서 바우처택시 등 일부 교통수단은 멈출 가능성이 커진다. 시·군이 자체 예산을 들여 부족분을 메우는 것도 간단치 않다. 이미 각 시·군들도 추경안을 확정한 상태여서다.
보통 다수의 지자체에선 장애인들의 교통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탑승 장비가 설치된 특별교통수단을, 그렇지 않은 장애인은 바우처택시를 타게끔 한다.
그러나 만약 바우처택시가 운행을 중단하거나 감축하면, 수요가 특별교통수단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이미 특별교통수단 대기 시간이 30분 이상인 가운데, 대기 시간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장애인들이 이번 추경을 두고 이동권 침해를 주장하는 이유다.
경기 남부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가 본예산 편성 당시 3개월치 부족분은 향후 추경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고, 시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예산을 짰다”며 “도가 1개월분만 편성해, 바우처택시의 운영 대수를 줄이거나 일정 기간 운행을 중단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부족으로 일부 시·군에서 운전원 증원 계획에 차질이 생긴 점도 ‘이동권 후퇴’ 주장에 불을 붙인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도가 9개월치 예산만 편성하면서 지난해보다 운전원을 15명가량 줄였다. 이번 추경에서 부족분을 확보하면 운전원을 충원할 예정이었는데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1개월분만 편성한 데 대해 도는 지난해 해당 사업의 예산 불용액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 결과를 검토한 결과 도 예산 불용액이 있던 것을 확인했고, 그 규모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기장차연 관계자는 “사업에 불용액이 생긴 것은 공공기관 정원 규제로 운전원을 더 뽑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며 “행정상 한계로 발생할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오히려 핑계로 사용한 셈”이라고 반박했다.
경기장차연은 이 같은 도의 행보가 추미애 도지사의 민선 9기 정책 청사진과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앞서 추 지사의 도지사직 준비위원회는 특별교통수단 차량 1대당 운전원이 약 1.2명에 불과해 하루 8시간 운행에 그친다며, 운전원을 현재 수준의 2배로 늘릴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운전원 확충은커녕 운영 예산조차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특별교통수단은 복지가 아니라 이동할 권리를 보장하는 수단에 가깝다”며 “장애인을 비롯해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필수 민생으로 판단하지 않은 점에 의문이 든다”고 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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