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청 전경. /안성시 제공
안성시청 전경. /안성시 제공

대형 개발 사업을 둘러싼 안성시 고위 공직자의 인허가 금품 비리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당목지구 인허가 과정에서 불거진 뇌물 사건으로 시 고위 공무원과 민간업자가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데 이어, 민간업자 3명이 추가로 구속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뇌물 규모만 당목지구 관련 2억1천만원을 비롯해 북안성산업단지 13억원, 남안성 물류창고 11억원, 삼죽에코퓨전파크산업단지 2억원 등 30억원에 육박한다. 범죄수익을 은닉하기 위해 허위 용역계약서까지 동원한 정황은 이번 사태가 개인 일탈이 아니라, 고착화된 토착 비리임을 보여준다.

지자체의 인허가권은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도시를 계획적으로 보전·관리하도록 법이 위임한 공적 권한이다. 그러나 안성시의 인허가 행정은 어느새 특정 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공무원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도구로 변질됐다. 인허가권자가 업자의 편의를 봐주고 검은돈 잔치를 벌이는 사이, 공공성을 지탱해야 할 행정의 기준과 신뢰는 뿌리째 흔들렸다.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수사가 확대될수록 또 다른 대형 비리가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심각한 대목은 검찰의 강제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안성시 내부의 감시망이 사실상 멈춰 서 있었다는 점이다. 대형 개발사업에서 줄줄이 뇌물이 오가는 동안 행정 절차와 검증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상호 견제가 실종된 밀실 행정 속에서 인허가권은 특정 고위 공직자가 독점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된다.

인허가 비리는 공직기강 해이를 넘어 지역 경제 전체를 멍들게 한다. 업자가 뇌물로 지출한 비용은 반드시 어딘가에서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다. 분양가 인상으로 전가되거나 사업성 확보를 위한 부실 시공과 필수 기반시설 축소라는 악재로 둔갑해 시민들에게 값비싼 청구서로 떠넘겨진다.

사법당국은 뇌물의 고리를 낱낱이 밝히는 동시에, 배후 세력까지 추적해 엄단해야 한다. 안성시는 관내 핵심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부패 사슬에 연루되도록 방치한 책임이 무겁다. 사정당국의 수사 결과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행정 최고 책임자를 비롯한 조직 전체의 뼈를 깎는 자성이 선행되어야 마땅하다. 인허가 결정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 검증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 토호 비리 철퇴와 내부 감시 기능의 구조적 혁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안성 시정을 향한 시민들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