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6.8.26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6.8.26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에 대한 정부안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국을 전력계통에 따라 4개 광역권으로 나누고 균형성장 요소를 추가해 최종 11개 지역에 차등요금을 적용한다. 수도권 북부는 최대 10원, 중부권은 15원, 남부권은 18원까지 ㎾h당 요금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송전비용과 전력자급률, 균형성장을 핵심 산정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그 기준을 적용한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지난해 기준 인천의 전력자급률은 172.6%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5번째로 높다. 반면 서울은 6.8%에 불과하다. 그런데 인천은 서울 북부와 경기 일부 지역과 함께 수도권 북부로 묶여 남부권보다 작은 할인 혜택을 받는다. 전력자급률이 3%대인 대전이나 10%대인 광주가 포함된 비수도권 지역보다 인천의 전기요금이 비싸질 수도 있다.

정부안은 서로 다른 정책 목표 두 개를 뒤섞은 것이다. 전력자급률과 송전비용은 전력 생산·소비의 실제 비용을 반영하기 위한 지표다. 반면 지방우대지수 등 균형성장 지표는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수단이다. 전력 생산지역에 합리적인 가격 신호를 주겠다는 원칙과 수도권에서 멀수록 혜택을 주겠다는 균형발전 정책이 충돌하면서 수도권의 전력 생산도시가 오히려 불리해지는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공청회에서도 전기요금에 균형발전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균형발전 정책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지방 이전에는 세제와 재정 지원, 용수와 산업용지, 인력 공급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기요금 하나로 균형발전까지 해결하려다 전력 생산과 소비에 따른 비용 부담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특히 발전소 입지에 따른 환경·사회적 비용을 감내하면서 수도권에 전력을 공급해 온 인천이 오히려 불리해진다면 차등요금제의 근본 취지가 흔들린다.

정부와 한전은 최종안을 확정하기 전에 지역별 조정요금의 산식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송전비용은 얼마를 반영했는지, 전력자급률에는 어떤 가중치를 부여했는지, 균형성장 지표가 최종 할인액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를 숫자로 밝혀야 한다. 정부 스스로 제시한 세 가지 기준이 11개 지역의 요금으로 어떻게 환산됐는지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산정 과정이 불투명하면 지역 간 갈등과 불신만 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