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태명실업 하청업체 산재

꽃게잡이 체임 베트남 탄씨

구조물 인양 줄 끊기며 숨져

친인척은 고흥서 감전 ‘비극’

지난 28일 오후 6시께 찾은 응우옌 반 탄씨의 빈소. 이천의 한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린 그는 지난 26일 오후 5시45분께 이천시 대월면의 태명실업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졌다. 2026.8.28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지난 28일 오후 6시께 찾은 응우옌 반 탄씨의 빈소. 이천의 한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린 그는 지난 26일 오후 5시45분께 이천시 대월면의 태명실업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졌다. 2026.8.28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내년이면 고향으로 돌아가 어린 세 자녀와 함께 새우 양식장을 차리겠다던 39살 가장의 소박한 꿈은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올해 여름 전남 고흥에서 꽃게잡이 일을 하던 중 두 달 가량 임금 체불이 발생해 택했던 단기 일자리는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지난 27일 이천시의 한 장례식장에는 베트남 국적 30대 노동자 응우옌 반 탄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응우옌 반 탄씨는 전날 오후 이천 대월면의 태명실업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졌다. 7t 구조물을 인양하던 중 크레인 한쪽 줄이 끊어지면서 그 아래에 있던 하청업체 소속 응우옌 반 탄씨가 사망한 것이다.

사고 당일 24살 조카 A씨는 응우옌 반 탄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여수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한다. A씨는 “무섭고, 당황스러웠고, 걱정스러웠다”며 “타국에서 벌어진 일이고 한국어도 서툴러서 무엇보다 어떤 일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응우옌 반 탄씨는 지난 2002년 고용허가제 비자를 받아 한국에 왔고, A씨도 올해 초 뒤따라 입국했다.

응우옌 반 탄씨는 고된 환경에서도 가족들을 생각하며 매일 새벽 일터로 향했다고 한다. 그는 심장병을 앓는 노모와 배우자, 6·7·11살 두 딸과 아들에게 매달 생활비를 보냈다.

지난 28일 오후 6시께 찾은 응우옌 반 탄씨의 빈소. 이천의 한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린 그는 지난 26일 오후 5시45분께 이천시 대월면의 태명실업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졌다. 2026.8.28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지난 28일 오후 6시께 찾은 응우옌 반 탄씨의 빈소. 이천의 한 장례식장에 빈소를 차린 그는 지난 26일 오후 5시45분께 이천시 대월면의 태명실업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졌다. 2026.8.28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A씨는 “고흥에서 일할 때도 베트남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주지 못해 힘들어했고 7월부터 새롭게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기뻐하던 게 떠오른다”면서 “지금은 할머니 치료비부터 아이들 양육비까지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사라졌다. 아이들이 잘 클 수 있게끔 충분한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베트남 중부 응애안 지역 출신인 응우옌 반 탄씨와 A씨의 친인척 중 한 명은 지난해 고흥의 새우 양식장에서 일하던 중 감전사하기도 했다.

A씨는 “다들 열심히 일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타지 생활을 버텼을 것”아라면서 “정작 우리가 몸담고 있는 한국은 이주노동자들의 안전은 관심 밖”이라고 했다.

지난 28일에는 부산과 목포, 여수 등 전국 각지에서 일하던 친인척 30여명이 사고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아 자리를 지켰다.

경기이주평등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책임자 엄벌과 위장 도급 및 불법 하도급 구조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하청업체 소속 크레인 기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고, 노동부는 사측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