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식 해양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불법조업 외국 어선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8.27 /연합뉴스
장인식 해양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불법조업 외국 어선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8.27 /연합뉴스

외교부·통일부·국방부·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등 정부 관계부처가 지난주 합동 브리핑을 열고 ‘서해 NLL 불법 조업 외국어선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백령도에 해경 특수진압대를 새로 편성·배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방부는 해경이 불법 조업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 공유 절차를 간소화하고, 해수부는 중국어선 주요 출몰 해역에 인공시설물을 추가 설치해 그물망 조업을 저지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영해 및 접속수역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을 정비해 처벌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 서해안에 중국어선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수십 척씩 떼 지어 우리 해역을 헤집고 다니는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전 허가를 받으면 외국어선의 조업도 허가되는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지난해 하루 평균 160척, 최대 701척까지 관측됐다. 심지어 어선 조업이 원천 금지돼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까지 자기네 안방처럼 드나든다. 남북한 대치 상황으로 단속이 어려운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하루 평균 97척이 NLL 안에서 불법 조업했다. 많을 때는 그 수가 무려 287척에까지 이르렀다.

급기야 지난 6월 현직 대통령으로선 16년 만에 서해 연평도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NLL 안에서 불법 조업 중인 중국어선들을 직접 살펴봤다. “그냥 방치하면 안 될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낸 이 대통령은 단속정의 추가 배치를 비롯한 강력 대책을 지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해수부와 해경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불법 조업 중국어선을 최대한 나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우리 해역에서 쫓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붙잡아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벌금을 부과하라는 주문이었다.

정부의 이번 대응방안은 그로부터 8개월 만에 취해지는 조치다. 믿을 데라곤 해경과 군밖에 없는 해당 지역의 우리 어민들은 일단 반기는 기색이지만 믿고 안도하는 분위기도 결코 아니다. 이전의 대책과 조치들처럼 현지 어민과 긴밀한 협의 없이 진행돼 탁상공론의 결과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강력한 조치를 주문하는 중대 사안이다. 국가 위신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현장을 잘 아는 주민들과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