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등에 공장을 둔 현대위아의 자동차 부품 제조 계열사 ‘테크젠’ 노동조합은 지난 6월부터 6차례 원청인 현대위아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2023년 현대위아가 지분 100%를 보유한 테크젠과 모비언트를 설립하며 노동자들과 고용·현장 문제를 함께 논의하겠다고 서면 약속했지만, 설립 이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민준 금속노조 테크젠지회장은 “정년퇴직으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도 테크젠은 정규인력 충원은 외면한 채 현대위아 눈치만 보며 계약직 충원만 계속하고 있다”며 “2023년 약속했던 현장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으로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3월27일자 1면 보도), 원청 사업자들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노동위원회 판단을 구하면서 경기지역 현대차 계열 노동자들이 노동당국의 책임 있는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기지부는 31일 고용노동부 경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에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결과를 내놨지만,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며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짓밟고 있다”며 “정부는 원청의 교섭 거부라는 부당노동행위 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노동조합법 개정 이후 원청의 교섭 거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노란봉투법 관련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 사업장 456곳(민간 259곳·공공 197곳) 중 실제 교섭이 진행된 곳은 102곳(22.4%)에 그쳤다. 한화오션은 웰리브 소속 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한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최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화성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이인배 현대남양비정규직지회장은 “지노위가 급식·판매 등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일부 인정했지만, 현대차가 불복해 중노위까지 올라간 상황”이라며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음에도 정부가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자 노동부는 이번 주 노란봉투법의 노동쟁의 대상과 범위를 구체화한 ‘시행 지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당초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모법에 위임 조항이 없어 위헌 논란을 피하고 현장에 즉시 적용하기 위해 지침으로 방향을 좁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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