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대부분 도로가 항만·물류 기능까지 수행하면서, 도로 과부하를 막기 위한 화물 시간 분산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 28일 오후 만성적인 교통 정체를 빚고 있는 인천시 남동구 제3경인고속도로 고잔TG 일대 모습. 2026.8.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지역 대부분 도로가 항만·물류 기능까지 수행하면서, 도로 과부하를 막기 위한 화물 시간 분산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 28일 오후 만성적인 교통 정체를 빚고 있는 인천시 남동구 제3경인고속도로 고잔TG 일대 모습. 2026.8.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도로는 혼잡하다. 주거지를 관통하는 일반도로에서 집채 만한 컨테이너 운반 차량과 대형 화물차들이 속력을 내고, 소형 승용차들이 그 틈 사이를 스치듯 빠져나간다. 좁은 도심 도로와 복잡한 교차로에서는 대형 화물차의 회전·상하차·대기 시간이 승용차와 버스의 원활한 흐름을 막기 일쑤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인천시가 올해 공개한 ‘2025년 인천시 도시교통 기초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도로에서 승용차 비중(68.0%)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트럭(17.1%)이 많았다. 교통량의 특정 도로 집중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런 양상은 인천의 도로가 시민의 일상 통행로인 동시에 항만과 공항을 떠받치는 국가 물류망으로 기능하기 때문에 빚어진다.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 그리고 산업단지를 오가는 물류 차량들이 전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채 생활도로를 통과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화물차 전용도로인 남항 우회도로 건설, 2023년 중구 화물차 전용도로 건설 등 일반도로에서 물류 기능을 분리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광역 간선망 구축의 지체는 인천의 물류와 생활 교통 혼재를 가중시키는 핵심 원인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착공 지연이다. 이 구간은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에서 안산·시흥 등 수도권 서남부를 직접 연결하는 중요 경로에 위치한다. 전체 순환 축의 마지막 고리로서 기존 경인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와 제3경인고속화도로의 ‘병목’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송도 갯벌과 주거지 소음 문제 등 환경 민원으로 계획 수립 20년이 되도록 세부 노선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각종 도로·교통 대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인천 시민들로 구성된 한 연구모임이 지난주 인천시의 도시교통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했다. 화물의 상·하차 시간 실태를 조사해 야간과 비혼잡 시간대로 물류를 분산하고, 교통신호를 재설계하는 등의 단기 대안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화물 전용 축 정비를 통한 도로 기능 재분배와 같은 중장기 대안은 시의 의지와 일치한다. 인천의 필수불가결 요소인 물류가 시민의 삶을 압박하지 않도록 다양한 층위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관계기관들은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