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70대 농장주 입건전 조사중

소유권 포기 안 하면 반환 가능성

의정부시 “임시보호 연장… 방향 미정”

의정부 한 농장에서 개들이 소형 철제 우리 안에 빼곡 갇혀 있다.  /캣치독팀 SNS 캡처
의정부 한 농장에서 개들이 소형 철제 우리 안에 빼곡 갇혀 있다. /캣치독팀 SNS 캡처

지난달 21일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오전 6시께. 의정부시 한 외진 마을의 주택 근처로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이 슬그머니 다가갔다. 이곳에서 암암리에 개 도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의 제보를 접하고 찾은 것이다. 캣치독팀은 도살 도구로 추정되는 물체 등을 발견하고 경찰과 의정부시에 즉각 신고했다.

의정부시와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관계자들은 현장에 나가 농장 내 소형 철제 우리 등에 갇힌 개들을 발견하고 하나둘 구조했다. 1일 시에 따르면 당일 3시간 동안 구출된 동물은 개 33마리, 염소 2마리 등 총 35마리. 관계자들은 승합차 한 대로 이곳과 양주 남면 소재 임시보호소를 왕복으로 6차례 오가며 동물을 분주히 실어 날랐다.

경찰은 해당 개 농장주 70대 남성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 전 조사를 하고 있다. 신고 받고 현장에 나간 경찰은 개 도축 정황으로 의심되는 여러 증거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법리 판단을 거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이 확인한 의정부의 현장 모습. /캣치독팀 SNS 캡처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이 확인한 의정부의 현장 모습. /캣치독팀 SNS 캡처

A씨가 조사받는 것과 별개로 구조된 동물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지속적으로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 동물단체에서는 A씨가 동물들의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게 될 경우 다시 동물들이 농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짙다. 캣치독팀 관계자는 “현행법상 소유주가 사육계획서를 쓰고 보호 비용을 납부하는 식으로 소유권을 고수하면 되돌아갈 위험이 크다”며 “철제 뜬장을 쓰는 것부터 법 위반 소지가 현장 곳곳에 있어 학대가 이뤄질 게 분명해 이를 막기 위해 단체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수사 경과를 지켜본다면서도, 동물들의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4일까지 임시보호 기간인데 이 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해 상황을 살펴봐야 할 것 같고, 현재까지 (반환 등) 동물들을 어떻게 할지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시에서는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격리 조치는 했고, 우선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공문을 보내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증식하거나 도살하는 행위, 개나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개 식용 종식법’이 내년 2월 본격 시행된다. 현재 운영 중인 식용 목적 등 업체에는 전업 폐업 의무가 발생하며, 당국은 규정에 따라 최대 400만원의 폐업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지원책의 적정성을 놓고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지자체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