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구매탄 24개 점포 숏폼 영상 제작
인기 조회수 2천회 ↑ ‘홍보 효과’
고령 상인 디지털 장벽 해소 과제
“그래? 댓글도 좀 달렸나 몰라.”
1일 오전 수원시 구매탄시장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70대 상인 A씨는 가게 홍보 숏폼 조회수가 1천회를 넘긴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영상을 보고 왔다는 사람을 실제로 만나진 못해 체감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손자만 댓글을 단 줄 알았는데, 건강원이 별로 없고 대부분 배달로 사 먹는데 택배가 가능하다 보니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걸렸나 보다”라고 말했다.
구매탄상인회는 지난 6월 매탄1동 행정복지센터의 주도로 주민자치회, 삼일공고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AI 숏폼 교실’을 열었다. AI 전문가들이 상인들에게 4회에 걸쳐 교육하고, 삼일공고 학생들이 직접 시장을 찾아 117개 점포 중 24곳의 홍보 숏폼 영상을 제작해 플랫폼을 구축했다.
가게 한 곳당 게시글은 두어 개, 숏폼당 조회수도 수백 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2.8천회(울엄마수제손만두), 1.9천회(동대문곱창), 1.6천회(땅스부대찌개 구매탄시장점) 등 1천회를 넘긴 영상도 눈에 띄었다. 두 달간 16개를 올린 ‘효정분식’처럼 꾸준히 영상을 게시하는 곳도 있었다. 안상근 상인회장은 “숏폼은 언제 어디에서 노출될지 모르다 보니 지속적으로 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가 유통·홍보 영역으로 확산하면서 소상공인들도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고령 상인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만큼, AI 활용법 교육을 넘어 기술을 몰라도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소상공인의 인공지능(AI) 활용 현황’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0%가 디지털·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83.3%는 기초·입문 단계에 머물렀다. 52.8%는 키오스크·배달앱·SNS 등 보편화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수준이었고, 30.5%는 스마트폰·PC의 기본 기능 외 새로운 기기나 앱 도입을 어렵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입장벽은 연령이 높을수록 컸다. 같은 조사에서 소상공인이 AI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로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65.3%로 가장 많았다. 경상원은 소상공인의 연령이 높을수록 AI 활용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사업 규모가 작을수록 도입 비용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AI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에게 단순히 기술을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AI 전환시대, 대한민국 온라인유통산업의 미래와 글로벌 경쟁력’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AI 활용을 어려워하는 상인들이 디지털 전환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소비자가 시장에 오기 전부터 온라인에서 가게와 상품을 ‘발견’해야 한다”며 “소상공인과 영세 사업자에게는 AI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AI를 몰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콘텐츠와 검색 정보를 정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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