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정 지역사회부(구리) 차장
권순정 지역사회부(구리) 차장

3~4층 빌라를 지을 수 있는 1종 일반주거지역인 구리시 교문동 422번지 일대가 지난 1월 근린공원으로 지정됐다. 시는 “잘못된 도시계획을 바로 잡은 것”이라 했다. 개발에서 보전으로 전환은 마땅하다는 뜻이다. 이어 “이것이 문제라면 잘못된 정책은 계속 놔두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기후위기가 현실로 닥쳐와 온실가스를 줄이고 도심의 온도를 낮출 나무 한 그루가 소중한 시점에서 숲을 지키겠다는 구리시 공원녹지과의 의지를 누가 비판하겠는가. 그런데 공교롭다. 그때는 왜 근린공원 지정을 못했나.

교문동 422번지 일대는 자연녹지에서 2006년 1종 일반주거지로 변경, 개발이 가능해졌다. 2015년 산자락 능선에 도로를 그린 지구단위계획이 고시됐다. 2021년 수정·고시됐다. 2006년, 2015년, 아니면 2021년에라도 근린공원으로 지정했다면, 굳이 그 녹지를 지키기 위해 시비 600여억원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건설사도 해당 부지를 매입할 이유가 없다. 1만7천여㎡를 놓고 법정 다툼을 할 이유가 없다.

2006년, 2015년, 2021년 그때는 ‘기후위기’에 대한 생각이 달랐을까. 여론의 척도를 판단하기 위해 한국언론재단의 기사검색시스템 빅카인즈로 2006년 이후 매해 ‘기후위기’로 검색해 관련 보도량을 살폈다. 2006년 오직 1건 검색됐던 것이 2019년 처음으로 1천건을 넘었다. 2021년에는 관련 기사가 폭증해 전년도의 두배가 넘는 2만1천872건의 기사가 검색됐다. 지난해에는 3만3천510건이 보도됐다. 여론의 관심은 2020년을 지나며 환경으로 기울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시는 2021년 ‘개발’ 정책을 유지했고, ‘숲세권’의 가치를 알아본 한 기업이 이때부터 부지를 최고가 입찰로 매입했다. 정작 그 기업이 건축허가를 신청하자 시는 그제서야 ‘보전’을 선언했다.

시의 뒤늦은 깨달음(?)에 대한 대가는 혈세 600여억원과 민간이 치러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행정의 횡포는 아닌지, 지금 구리지역 다른 곳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권순정 지역사회부(구리) 차장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