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법 위반죄 성립 인정

재판부, 사회적 약자에 범죄 중형

생활지도 등을 빌미로 여성 장애인들과 강제 성관계를 맺거나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 등(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피보호자 간음 등·장애인복지법상 폭행)을 받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시설장 김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2.19 /연합뉴스 제공
생활지도 등을 빌미로 여성 장애인들과 강제 성관계를 맺거나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 등(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피보호자 간음 등·장애인복지법상 폭행)을 받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시설장 김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2.19 /연합뉴스 제공

인천 강화군에 있는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 입소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60대 시설장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엄기표)는 2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김씨가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입소자 3명을 성폭행하고 이를 거부하는 피해자 머리에 유리컵을 던져 상해를 가한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김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 1명에 대한 범행은 장애인복지법 위반죄에는 해당하나 장애인피보호자 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행위는 장애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폭력 행위로 장애인복지법 위반죄가 성립함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항거 불능에 이르게 한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하는데, 폭행·협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에 대해선 엄정한 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 7월 김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의 본질은 피고인이 장애인 보호를 위해 부여된 권한으로 오히려 피해자들의 취약점을 악용했다는 점”이라며 “피고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김씨는 지난 3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신고를 접수했지만, 중증장애인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신고 반년만인 9월 압수수색을, 그 다음달 여성 입소자의 분리조치가 이뤄졌다. 색동원을 조사한 기관에서는 조사보고서에 김씨가 다수의 여성 입소자들을 10여년에 걸쳐 학대했다는 진술을 담았다

정부는 색동원 사건을 계기로 지난 4월 시설거주 장애인의 인권침해 예방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정례화하고 중점 관리 시설에 대해서는 수시·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등 재발 대책을 마련했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색동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두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시설 점검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지방자치단체, 장애인 권익증진기관 등 전문 지원기관과 경찰이 합동으로 수시 점검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