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직시, 입체적으로 살피고

아는 것과 할수있는 것 착각 안돼

스스로를 제3자의 입장서 인식

기대 상응하는 행위 뒷받침돼야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거나 역할을 맡게 되면 주변에서의 응원과 함께 여러 가지 배려와 지원도 받는다. 스스로는 남다른 기대도 있다. 그러나 이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일종의 허니문(honeymoon) 기간이 지나고 나면 당사자는 물론, 주변의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파리 증후군(Paris syndrome)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파리에 한 번도 방문해본 적이 없는 외국인들이 직접 파리에 방문했을 때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 표현으로 평소에 생각하거나 상상하는 파리의 모습과 실제로 파리에 방문했을 때 본 모습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파리 증후군은 단지 장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자신이 처한 현실과 달랐을 때에도 나타난다. 또한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실제와는 다를 때에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는 사람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일종의 후광효과(Halo effect)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이와 같은 파리 증후군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대개는 현실을 잘 모르는 경우나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 그리고 현실과 기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에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파리 증후군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혹시 스스로 파리 증후군에 빠졌다고 느껴진다면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먼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나 이전의 경험 등에 기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럴 것이다’ 혹은 ‘예전에는 그랬다’ 등과 같은 근거 없는 추정이나 편견으로 현실을 바라보는 것도 피해야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거나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나 하고 있는 일 그리고 맡은 역할 등에 있어 분석적인 사고(analystical thinking)와 통합적인 사고(holistic thinking)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즉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나눠보는 것은 물론, 입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들어본 것 등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은 메타인지(metacognition)로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착각이 각종 크고 작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거나 실망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파리 증후군과 멀어지려면 스스로 아는 것과 모르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객관화가 필요하다. 글자 그대로 스스로를 제3자의 입장에서 인식하는 것이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와 함께 기대와 현실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학습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현재 가지고 있는 역량의 유효기간은 생각만큼 길지 않다. 역량의 반감기가 짧아졌다는 의미다. 이전 세대에서는 한 번 익힌 지식이나 기술을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과거의 지식이나 기술 혹은 경험 등이 현재에는 맞지 않으며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하루가 멀다 않고 나타나는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현실과 기대의 괴리감은 점점 커지게 된다.

자신의 삶과 일 그리고 대인관계에 있어 기대를 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하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대가 막연하거나 외부에 의해 충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 실망하게 되고 기대한 것 자체가 신기루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대가 있다면 이에 상응하는 행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물론 행위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기대한 것과 현실이 다르다고 느껴진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이들 간의 차이를 줄여나가는 방법을 찾아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 낫다. 이는 개인의 의지와 선택의 문제다.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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