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 다양한 문화적 경험 해보길”
북토크·음악회·전시 등 지역 활기도
“건축을 전공하고 도시설계 등을 공부하다 보니 늘 공공재와 문화공간에 대한 관심이 있었죠.”
용인 마평동에 위치한 책방 ‘빈칸놀이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평소 책을 보고 사는 것을 좋아했던 이세연 대표는 5년 전 어쩌면 유일하게 사무적이면서도 공공적인 성격을 띠는 것이 바로 책방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빈칸놀이터’를 열게 됐다고 떠올렸다.
책방의 이름 옆에는 영어로 ‘Public space(공공 공간)’라고 적혀있다. 비어있는 놀이터의 공간을 채우는 사람이 책방지기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레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이다.
건축과 여행 등 좋아하는 분야들을 위주로 책방을 꾸리기 시작했다.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다 보니 책방 한편에는 제로 웨이스트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독립출판물들도 꽤나 눈에 들어왔는데, 이 대표가 책방을 운영하며 직접 쓴 책도 만날 수 있다.
이 대표는 “너무 명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공간에서 내가 해보고 싶은 것, 손님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게 열어드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들이 다양한 문화적인 경험들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 여러 분야들에서 폭넓은 연령대의 손님들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문을 연 2층의 ‘빈칸라운지’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 역할도 하면서 그동안 했던 독서모임의 책들과 구입할 수 있는 여행책들이 모여 있다. 독서모임이나 북토크, 음악회, 전시 등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되면서 빈칸라운지 역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 대표는 책을 추천하기 전에 시간을 좀 더 들여 직접 골라볼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 20~30분이 걸리는 손님도 있고, 1시간씩 들여다보는 손님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엔 자신이 원하는 책을 고르게 된다. 이 대표는 이러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책방을 열면서 꾸준히 지키고 싶었던 것은 ‘조급해하지 말고 멀리 보기’였다. 노후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에서 책방이 곧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곳이자,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곳이란 생각이 들어 마치 한 사람의 인생과도 같다고 느껴졌다.
“빈칸 놀이터는 비어있지만 누구나 가득 채울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오래오래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빈칸놀이터가 추천하는 책]
예리하나 따뜻한 위트로
인생의 다른 관점 ‘선물’
■ 가벼운 고백┃김영민 지음. 김영사 펴냄. 256쪽
“인생이란 무엇인가? 먹고 자는 사이에 짬을 내 뭔가를 하는 것이다. 혹은, 뭔가를 하는 척하면서, 하기 전후에 먹고 자는 것이다. 따라서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다.” 군더더기 없는 짧은 문장 속에서도 생각할 것이 많아지고,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인생에 대한 관점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줄 ‘가벼운 고백’은 김영민 교수의 첫 단문집이다. 예리하지만 따뜻하고, 세계의 진부함 이면에 저자가 보여주는 위트들이 인간사와 세상사를 아우른다. ‘발문’에서 저자는 자신의 아포리즘 일부를 ‘드립’으로 표현한다. 이런 드립을 통해서만 표현되는 생의 진실을 음미하며, 다사다난한 일에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살아가자고 저자는 격려를 건넨다. 길지 않은 문장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인생의 고민들을 벗겨내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좋은 책이 될 것이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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