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6.9.3 /연합뉴스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6.9.3 /연합뉴스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3일 전국 경찰지휘부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반성과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실상 대국민 반성문을 발표했다. 김 대행은 “국민이 경찰을 믿어도 되는가 묻고 계신다”며 광주 장윤기 살인사건 암장 의혹과 제주 장모씨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경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만연한 현실을 솔직히 인정했다. 그리고 “경찰 조직을 완전히 다시 설계한다는 각오로 기본부터 개혁하겠다”고 다짐했다.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경찰이 일반 형사사건의 수사권을 독점한다. 수사의 중추였던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된다. 형사사법체계의 전면적인 대전환이다. 대전환에 대비한 ‘경찰 조직 재설계’는 이제 시작할 게 아니라 이미 완료했어야 맞다. 하지만 조직 재설계는커녕 경찰의 수사독점을 우려할 만한 부실 수사 사건들이 속출하면서 검찰 보완수사권 유지 여론이 확대되는 상황을 자초했다.

김 대행은 경찰개혁추진단으로 “경찰의 잘못은 있는 그대로 밝히고 잘못을 숨기거나 감싸는 문화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사건 암장과 부실·불공정 수사 우려를 씻어내고 수사 역량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경찰 수사 전반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조직 내부의 문화와 제도 개혁으로 경찰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다. 이미 일선 경찰은 인력과 능력에 비해 과도한 수사업무량으로 질식 상태다. 수행 불가능한 업무량이 발생시킨 부실수사 관행이다. 사건 축소·왜곡·암장의 근원인 향찰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다.

그동안 경찰의 구조적 문제들을 견제하고 보완해 수사 완성도를 높였던 곳이 바로 검찰청이었다. 경찰이 국민적 수사불신을 해소하려면 문제 해결의 방안과 조직을 내부에서 찾고 설치할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검찰의 역할을 대신할 독립적인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제도적 대안이 될 것이다. 경찰 수사 전반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외부 독립기구를 운영 중인 미국과 영국의 사례도 있다.

김 대행은 세 번째 청장 직무대행이다. 거대 경찰 출범이 임박했는데도 총수 임명을 미루는 정부의 의도가 의아하다. 다만 검찰 보완수사권 유지 여론을 무릅쓰고 탄생시킨 거대 경찰의 치안 능력에 따라 집권세력의 형사사법 개혁의 정무적 성적이 결정된다. 비록 대행체제이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경찰 본연의 책임을 다할 경찰조직 재설계 구상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