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4만명 넘고 아파트 숲
대규모 택지개발로 각종 문제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남양주시는 인구 74만명을 돌파한 거대도시다. 이곳에는 도시와 농촌이라는 두 개의 얼굴이 공존한다.
남양주는 화려한 도심과 평화로운 농촌 풍경이 한데 어우러진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로 꼽힌다. 도농복합도시는 한 지방자치단체 안에 도시를 의미하는 ‘동(洞)’과 농촌을 의미하는 ‘읍(邑)·면(面)’이 함께 존재하는 행정구역 형태다.
남양주시는 1995년 당시 도시지역이었던 미금시와 농촌지역이었던 남양주군이 통합되면서 출범했다. 당시 정부는 기존 미금시 관할 지역은 동으로, 남양주군 관할 지역은 읍·면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이 같은 행정구역 체계가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도시와 농촌의 특성을 모두 가진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도농복합도시는 도시의 경제·문화 인프라와 농촌의 자연·생산력을 함께 갖춰 지역 간 상생과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신도시와 읍·면 지역 간 인프라 격차와 농촌지역 소외 등의 문제도 나타난다.
특히 남양주는 다산·별내·왕숙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이 집중되면서 읍·면 지역에서 인프라 부족과 고령화·공동화, 난개발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읍·면 지역 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제도적 혜택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입시 농어촌 특별전형이다.
화도읍 마석우리는 경춘선 전철과 서울 잠실·청량리 등을 오가는 버스 노선이 갖춰져 있고, 인구도 11만명을 넘어 웬만한 시·군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농어촌 특별전형 등의 혜택 때문에 읍 체제를 유지하려는 주민들의 의지가 강하다.
화도읍 이장협의회 김용완 회장에 따르면 시는 2016년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된 마석우리 일대를 동 체제로 전환하고 외곽 지역만 화도읍으로 남기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에 읍·면 선호
법인 등록면허세도 3배가량 차이
실제로 마석우리로 이주한 주민들도 읍 지역의 생활환경과 제도적 혜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 신촌에서 남양주 마석우리 대림아파트로 이사한 조은미(45)씨는 자녀가 고등학생인 만큼 농어촌 특별전형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도심 못지않은 생활환경도 갖춰져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조씨는 “아이가 학교에 가고 나면 천마산에 올라 등산도 할 수 있고, 생활에 필요한 시설도 대부분 갖춰져 있어 서울보다 주변 환경이 좋다”며 “전철도 있고 차로 10분 정도만 나가면 북한강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할 수 있어 말 그대로 힐링도시”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동 전환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대학입시 농어촌 특별전형이다. 행정구역이 동으로 변경되면 해당 지역 학교는 농어촌 전형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6만명 규모의 와부읍 덕소리 역시 비슷하다. 한강변에 위치한 데다 전철과 서울 방면 버스 노선이 갖춰져 있어 생활 여건이 좋고, 자녀의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 등을 고려해 이주한 가족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남양주에는 21개 고등학교가 있다. 이 가운데 읍·면 지역 11개교가 농어촌 특별전형 대상에 해당하며, 나머지 10개교는 동 지역에 위치해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읍·면 지역에 거주한다고 해서 모두 농어촌 특별전형 자격을 얻는 것은 아니다. 학생과 부모가 중·고교 재학기간인 6년 동안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거나, 학생이 초·중·고교 12년 동안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읍·면과 동 지역은 법인 설립에 따른 등록면허세에서도 차이가 있다. 남양주의 호평동·평내동·금곡동 등 일부 동 지역은 과밀억제권역에 포함돼 법인 설립 시 등록면허세가 일반 세율의 3배로 중과된다.
예를 들어 자본금 5천만원인 법인을 읍·면 지역에 설립할 경우 등록면허세는 세율 0.48%를 적용해 24만원이지만, 과밀억제권역인 금곡동 등에 설립하면 세율이 1.44%로 높아져 72만원을 내야 한다.
읍·면 지역 주민 가운데 농·어업인의 경우 농어촌지역으로 인정받아 건강보험료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받을 수 있고, 노후주택 개량과 생활환경 정비사업 등 각종 정책사업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읍·면 지역은 교육과 건강보험, 세제, 지역개발 등 다양한 제도적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행정구역이 동으로 전환될 경우 일부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 반면 문화·체육·의료시설이 신도시에 집중되면서 읍·면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대중교통 역시 신도시와 서울 연결 위주로 재편되면서 농촌·산간지역의 교통 편의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젊은 층과 신규 전입 인구가 신도시에 집중되면서 기존 읍·면 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는 것도 과제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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