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주민친화공간 조성

 

골프장·태양광 설비 기관별 제안

합의없는 주장에 인근 주민 반발

공공갈등기구연석회의 의제 선정

市 ‘지역 수용 우선’ 토론회 진행

4자 협의체 복합적 연계구성 고민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은 2010~2018년 8천만t의 폐기물을 매립하고 사용 종료됐다. 사후관리를 위한 복토 작업이 내년 마무리되기 전 구체적 활용 방안이 나와야 하지만 관련 기관 사이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6.9.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수도권매립지 제2매립장은 2010~2018년 8천만t의 폐기물을 매립하고 사용 종료됐다. 사후관리를 위한 복토 작업이 내년 마무리되기 전 구체적 활용 방안이 나와야 하지만 관련 기관 사이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6.9.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8년 매립이 끝난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제2매립장의 활용 방안을 두고 인천시가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선다. 그동안 2매립장을 어떻게 활용할지 여러 계획이 제시됐지만 진전된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인천시는 시민 숙의 과정을 밟으며 활용 방안을 찾기로 했다.

인천시는 최근 공론화·갈등관리위원회와 갈등관리추진위원회 등이 참여한 공공갈등기구 연석회의에서 수도권매립지 2매립장 주민친화공간 조성 사안을 시민 숙의 의제로 선정했다. 2000년 매립을 시작해 2018년 사용이 종료된 2매립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상부 공간에 흙을 덮는 복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복토 작업이 2028년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사후 관리에 들어간다.

2매립장 사용 종료 이후 이 부지의 활용 방안을 두고 그동안 기관별로 다양한 계획이 제시됐다. 인천시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서울시를 비롯해 매립지 관리 주체인 SL공사도 2매립장 부지를 어떤 용도로 쓸지 저마다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서로 합의되지 않은 채 각자의 계획을 제시하고 있고, 매립지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사례도 있다. 인천시가 2매립장 활용 방안을 숙의 의제로 선정한 이유다.

SL공사는 2022년 2매립장에 골프장을 짓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사업을 잠정 보류했다. 이미 골프장이 들어선 1매립장과 마찬가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야 매립지 사후 관리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서울시와 경기도 역시 수익시설로 골프장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천시는 같은 해 발표한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에 2매립장 활용 방안을 3가지로 제시했다. UAM(도심항공교통) 시험장과 계류장 등 특화단지를 2매립장에 조성해 인근 경인아라뱃길과 계양테크노밸리를 연계하는 드론물류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팜·식물원·상업시설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고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 스포츠·레크리에이션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 등도 북부권 계획에 명시했다. 1매립장 부지가 골프장 이용객 중심으로 이용되고 있는 만큼 2매립장은 다수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기후부는 지난해 8월 2매립장에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수도권매립지를 찾은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입지와 활용성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2매립장 상부 공간에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지역·주민 상생을 위한 공간 활용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김 장관의 발언 직후 매립지 주변 시민단체들이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상부 토지 활용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2매립장을 둘러싸고 여러 방안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해법을 찾으려면 주민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인천시가 이 사안을 숙의 의제로 설정하고 10월과 11월에 총 3차례의 숙의토론회를 진행하는 것도 주민 의견 수렴이 먼저라는 판단이다. 인천시 숙의시민단은 11개 군·구의 시민 44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매립지 영향권에 해당하는 검단구와 서해구 주민은 이 중 70여명이다. 인천시는 두 지역에 거주하는 숙의시민단과 주민 대표 등을 선정해 숙의토론회에서 2매립장 활용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다만 주민 의견을 반영한 인천시의 계획이 나와도 2매립장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결론은 기후부와 서울시, 경기도 등 매립지 4자 협의체에서 확정해야 한다. 인천시가 ‘주민 수용성’을 근거로 한 2매립장 활용 방안을 들고 나와도 4자 협의체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반쪽짜리 결론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다. 매립지 주변 주민들이 원하는 주민 친화시설, 기후부가 구상한 재생에너지 시설, 서울시와 경기도가 요구하는 수익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민선 9기 인천시 주요 과제로 2매립장을 주민친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바탕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숙의를 통해 나온 결론은 이르면 연말께 정책권고안 형태로 시정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했다. → 표 참조·관련기사 3면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