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개발 이권 개입한 고위공직자
업자들로부터 30억원대 수수 혐의
자격 미달 업체에 사업시행권 부여
부지 일부는 사유재산권 침해 문제
‘검토 미흡’ 市, 시의회 패싱 논란도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최근 30억원 규모의 뇌물을 받은 안성시 고위공직자와 뇌물을 제공한 10여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가운데 지역의 민간 업자 등 5명은 구속 기소했다.
안성시에서 지역 개발 호재와 맞물려 공직자와 업자들이 각종 개발 사업 이권에 개입해 이득을 취한 이 사건은 경인일보 단독 보도에서 출발했다.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는 이 사건 피의자들이 업자들로부터 받은 뇌물은 30억원대로 드러났는데, 이는 고위공직자 1명이 연루된 사건의 뇌물 수수 금액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9월(2025년 9월9일자 7면 보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성시 고위공직자인 A씨가 업자에게 각종 특혜를 주면서 삼죽에코퓨전파크 산업단지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지역 사회에 파다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안성시는 SPC 참여 업체들의 사업 수행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사업을 강행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전 시장 측근의 아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SPC 지분까지 몰아줬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이 지역 토착 비리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삼죽에코퓨전파크 산업단지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안성시가 구체적인 계획조차 없이 자격 미달인 업체에게 사업시행자 지위를 줬고, 입지 적정이나 조성 가능성만을 판단해 부실 검증을 한 점(2025년 9월16일자 8면 보도)도 드러났다.
안성시가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삼죽에코퓨전파크가 들어설 부지 중 일부를 소유한 토지주는 땅이 강제 수용될 위기(2025년 10월21일자 9면 보도)에 처했다.
당시 해당 사업부지 중 3% 땅을 보유한 토지주는 ‘특혜 의혹으로 얼룩진 삼죽 산단 절대 반대’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시의 부당한 행정절차 강행으로 70여년간 우리 일가가 일궈온 생존과 생업의 터전을 강제로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유재산권을 심각히 침해 받을 여지가 있기에 사업 추진을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안성시의회는 ‘산단 조성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며 사업에 제동을 걸었지만, 안성시는 이마저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아 시의회 패싱 논란(3월12일자 8면 보도)이 일기도 했다.
논란은 일파만파 확대돼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지난 1월 대검찰청의 첩보를 이첩받은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7개월여간 수사한 끝에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경인일보 보도로 촉발된 지역 토착 비리의 전모가 비로소 확인된 것이다.
/이시은·신지영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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