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사건 최대액 뇌물… 안성 토착비리 전말은
공범 B씨 명의 회사서 허위 계약 등
공직자 외제차 렌털·가족회사 사용
검찰 여죄 수사 압색중 증거 은닉도
5개 특혜성 사업 연루 총 10명 기소
검찰은 안성시 고위공직자 등이 업자들로부터 받은 뇌물 규모가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공직자 1명이 연루된 뇌물 수수 사건 범죄 금액 중 역대 최대다.
안성시 고위공직자 A씨의 범행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 5월까지 이어졌다. 5년여간 거액의 뇌물이 오갔지만 그의 범행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검찰은 안성시 고위공직자인 50대 남성 A씨가 치밀한 수법으로 범행을 오랜 기간 은폐해왔다고 보고있다. 그가 개발 인허가 사업을 수년간 담당했고 그만큼 업계의 사정에 능통했던 점도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씨는 업계의 동향을 살피며 호황기를 맞은 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유통 판매가 활성화 됐을 때는 물류창고 관련 업자로부터,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등으로 개발 수요가 늘어난 산업단지 조성기에는 산단 개발 업자로부터 각각 수십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50대 남성 B씨도 A씨의 범행을 도왔다. B씨는 본인 명의의 회사를 설립해 이 회사 명의로 허위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허위로 세금 계산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범죄 수익을 마치 정상적인 용역 거래처럼 위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게 A씨와 B씨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 30억원 가량의 뇌물을 수수했다.
B씨 명의 회사로 흘러간 돈은 A씨의 고급 외제차량 렌털비나 그의 가족 회사 등으로 재이체 돼 사용됐다. B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회사 자금 2억6천700만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것은 지난 3월부터였다. 당시 검찰은 B씨 명의 회사의 계좌를 추적하고 거래 내역 등을 분석했다. 이후 지난 4월에는 A씨와 B씨의 자택과 B씨 명의 회사, 안성시청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6월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과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고, 같은 달 29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후에도 여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일부 피의자는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지인의 집에 숨기거나 A씨의 부탁을 받아 그의 여행용 캐리어를 숨겨두는 등 증거를 은닉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31일 재판에 넘겨졌던 이들을 포함해 안성시가 추진한 5개 특혜성 개발 사업에 연루된 총 10명이 기소됐다. 이 가운데 북안성산업단지와 남안성물류창고, 삼죽에코퓨전파크산업단지 개발업자 등을 구속했고, 이들은 각각 A씨에게 13억7천300만원과 11억원, 2억1천만원 등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사실상 수사의 출발점이 됐던 삼죽에코퓨전파크산업단지는 경인일보가 촉발시킨 비리 사건이다. 경인일보가 수년간 단독·연속 보도했던 사안이 검찰의 수사 이후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검찰은 이 사건을 ‘개발 이익과 공적 권한을 사유화한 지역 토착 비리’로 규정하고 있다.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 사회에 깊게 뿌리 내린 부패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공정한 개발 질서와 공직 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시은·민웅기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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