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129명 중 52명 ‘유급 겸직’

11명은 상가·건설 등 직간접 연관

이해충돌 소지… 투자 활용 우려도

안건 배제 의사에도 ‘제도 필요성’

인천시의회에서 지난 6월 사무처 직원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45명의 인천시의원 당선자들에게 전달할 의원 배지를 정리하고 있다. 2026.6.8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시의회에서 지난 6월 사무처 직원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45명의 인천시의원 당선자들에게 전달할 의원 배지를 정리하고 있다. 2026.6.8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 지역 기초의원 10명 중 4명이 의정 활동 외에 다른 직업으로 임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수 의원들이 매달 약 350만원의 의정비와 수당을 받으면서도 부동산 임대업 등 이해충돌 소지가 큰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11개 군·구 기초의원 129명 중 71.3%(92명)가 겸직을 신고했다.

매달 임금이나 임대 소득을 받는 의원은 전체의 40.3%(52명)로 집계됐다. 겸직 신고 의원의 임금 등 보수액을 명시한 기초의회는 부평구의회 1곳뿐이었다.

겸직을 신고한 의원 중 11명은 상가 임대업을 하거나 건설회사, 공인중개사 사무소 운영 등 부동산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일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은 이해충돌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의원들은 용도지역 변경, 재개발·재건축, 도로 등 교통망 확충, 공공시설 입지 선정 등 각종 개발 계획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관련 예산과 조례를 심의·의결한다. 의정 활동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거나 투자·임대 전략 등에 활용할 우려가 있다.

상가 등 임대업을 하는 의원은 6명에 달했다. 한 의원은 사업체 운영을 위해 매입했던 상가 2호를 임대해 월세를 받고 있었다. 또 다른 의원도 물품·자재 보관 등에 필요한 창고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 대부분 자신이 관할하는 기초단체에서 임대업을 하고 있다.

이들 중 부동산 정책과 맞닿은 도시 계획·개발·재생, 교통 관련 정책을 다루는 위원회에 소속된 의원도 다수였다. 기초의회는 보통 집행부 부서를 소관하는 위원회가 2개뿐이라 특정 위원회에 의원을 배제하기 어려운 구조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한 의원은 “우려 사항을 인지하고 의회에도 부동산과 관계 없는 위원회에 가겠다고 의견을 냈지만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고 해당 상임위에 배치됐다”며 “부동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안건을 다룰 땐 심의에서 빠지는 방식으로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도시 계획·개발 소관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과거 사업을 운영하면서 매입한 부동산을 처분할 기회가 마땅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는 의원들은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행법상 상가 등 비주택은 사업자 등록이 의무지만 주택 임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겸직 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초의원들의 겸직은 이해충돌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영태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국회의원의 경우 겸직 금지 원칙이 엄격히 적용되지만, 같은 선출직 공직자인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관련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며 “겸직으로 인한 사익 추구를 막지 못하면 이해관계가 얽힌 의정 활동에서 입법 권한을 남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차단할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