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보다 민원·현장 발견 의존

자진철거 공고 이후 행정대집행

행위자 특정·농산물 처리 어려워

“공시송달 등 절차 거칠 수밖에”

6일 오후 화성시 내 한 녹지에 무단으로 조성된 경작지 모습. 밭에는 비닐과 그물망, 지주대 등이 설치돼 있다. 2026.9.6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6일 오후 화성시 내 한 녹지에 무단으로 조성된 경작지 모습. 밭에는 비닐과 그물망, 지주대 등이 설치돼 있다. 2026.9.6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지자체 소유 땅을 허가 없이 밭으로 사용하는 무단경작이 경기도 내 곳곳에서 이어지면서 지자체들도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일 오후 찾은 화성시에 위치한 산 밑자락의 한 녹지. 숲으로 둘러싸인 부지에 여러 개의 밭고랑이 이어져 있었다. 작물 주변에는 그물망과 지주대가 둘러쳐졌고 일부 땅 위에는 검은 비닐도 씌워져 있었다. 물통과 경작 도구까지 놓여 있어 오랫동안 손을 탄 텃밭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개인 농지가 아닌,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녹지다. 이에 관할 시는 지난달 13일 이곳을 불법경작지로 보고 원상회복 계고 공고를 냈다. 행위자는 신원미상이다. 오는 10일까지 전량 자진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을 벌일 방침이다.

수원시 이목동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다. 주유소 바로 옆 3.3㎡ 남짓한 시유지에 토마토와 가지가 심겨 있었다. 인근 주유소 관계자도 누가 채소를 키우는지 알지 못했다. 장안구는 여러 차례 현장을 찾아 안내판을 설치하고 연락을 기다렸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지난달 27일 원상복구 명령을 공고했다.

‘무단 토지점용 금지’ 안내판. 2026.9.6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무단 토지점용 금지’ 안내판. 2026.9.6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무단경작 관리는 상시 단속보다 민원이나 다른 현장 업무 중 발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공유재산과 녹지가 곳곳에 흩어져 있어 담당자가 모든 부지를 계속 살필 수 없고, 사람이 없는 시간에 경작이 이뤄지면 행위자를 특정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거나 인근 녹지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적발 뒤에는 원상복구를 위한 행정절차가 이어진다. 우선 경작자를 확인해 자진 철거를 요구하고 주인을 찾지 못하면 현장에 안내문과 계고서를 붙여 연락을 유도한다. 행위자를 특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바로 철거하기보다 일정 기간 공고해 당사자가 처분 내용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이미 상당히 자란 농작물의 처리도 간단하지 않다. 불법으로 점유한 땅에서 키운 작물이라도 일정한 재산적 가치가 있는 만큼 섣불리 처분할 경우 민원이 따를 수 있어서다. 실제 일부 지자체는 자진철거 기한을 두면서도 가을 수확이 끝날 무렵까지 시간을 두고 정비에 나서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후에는 땅을 갈아엎거나 나무를 심는 등 향후 무단경작이 이뤄지지 않도록 정비한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유지이기는 하지만 작물이 자란 상태에서는 재산권 문제가 있어 함부로 집행하기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며 “경작자를 만나 자진 철거하도록 하는 게 가장 원활하지만 찾을 수 없으면 공시송달 등 절차를 거쳐 처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에 위치한 시유지에 무단경작에 따른 행정대집행 계고서가 부착돼 있다. 이곳에는 고추와 가지 등이 심겨 있었지만 경작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6.9.2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에 위치한 시유지에 무단경작에 따른 행정대집행 계고서가 부착돼 있다. 이곳에는 고추와 가지 등이 심겨 있었지만 경작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6.9.2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