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179명중 가동법관 153명
재배당 추가 심리땐 업무부담
사법서비스 질적 저하 우려도
최근 휴직자 등이 늘어나면서 수원지방법원이 제14형사부 폐부를 결정했다. 가동법관이 부족해 재판부 하나를 축소하는 결정을 한 것은 이례적인데 여기에 더해 재판 처리 기간이 늘어나지 않겠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7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현재 수원지법 정원은 법원장을 포함해 179명인데 가동법관은 153명이다. 가동법관은 휴직자·파견인원 등을 제외하고 실무를 볼 수 있는 인원이다. 즉 정원의 85% 가량만 수원지법 판결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
이에 수원지법은 지난달 말께 제14형사부 폐부를 결정하고, 해당 재판부에서 심리 중이던 사건 100여건을 재배당했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최근 휴직자가 늘어나서 폐부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며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판사들의 연차를 고려해 재배치했다. (제14형사부에서) 심리 중이던 사건을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하는 과정에서도 한 재판부에 업무가 몰리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기준에 맞춰 재배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재배당된 사건들까지 추가로 심리하게 되면 법관들의 업무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일각에선 사법서비스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수원지법 관내 사건 수는 인구 수와 함께 늘어나고 있다. 매년 발간되는 사법연감에 따르면 수원지법 관내에 접수된 사건 수는 2022년 249만1천569건, 2023년 267만6천928건, 2024년 277만7천70건이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2024년 기준 지방법원 법관 1인당 사건 처리 건수는 500건에 달한다.
물론 지난해 판사정원법이 개정되면서 매해 정원을 60~90명 늘려 2029년 3천584명까지 늘릴 계획인데, 하급심 법원에서는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법관 인원 자체가 많아질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정지웅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법관 정원이 사건 증가와 업무량을 따라가지 못했던 문제가 누적돼 왔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라며 “특히 경기도는 사법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다. 수도권이라고 해서 사법서비스 접근성이 당연히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법관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사건 수가 늘어나면 단순히 판결이 늦어지는 것 뿐만아니라 결국 사법서비스 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1심에서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고 당사자가 판결을 납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1심 재판에 사법제도의 자원을 충분히 투입해야 한다. 정원만 법률로 늘려놓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의 가동법관을 기준으로 실질적 증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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