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등록하러 간다” 속이고 인천공항으로
학교측, 체류조건 미비 주장… 휴대폰 걷기도
23명 강제출국 시도… 22명 본국으로 돌아가
재판부, 다음 기일 유학생들 증인 신문 계획
“외국인 등록하러 간다”고 속이고 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을 강제로 출국시킨 혐의로 한신대 관계자 등 3명이 기소돼 파장(3월31일자 7면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재판 과정에서 당시 버스 안에서 촬영된 영상이 공개되며 “감옥 가서 일생 망칠거냐”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8일 수원지법 제15형사부(정윤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외이송약취·특수감금·특수강요 등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당시 유학생들이 인천공항으로 이동하던 중 한신대 통역 직원이 촬영한 버스 내부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 증거를 보면 한신대 관계자 A씨 등은 버스 안에서 마이크를 잡고 “출입국사무소에 갈 건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가 이를 번복해 “사정이 바뀌어서 인천(공항)으로 간다. 여러분들의 비자 관련 서류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걸 어기면 출입국사무소에 가서 감옥에 있다가 강제출국을 당하고 다시는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된다.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본국에) 돌아갔다가 다시 오기를 희망한다”고 공지했다.
한신대 측은 유학생들이 국내에 체류하는 기간 동안 1천만원 이상의 계좌 잔고를 유지해야 하는데 관련 서류가 미비해 출국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영상 속에서 유학생들은 지침이 변경된 것을 몰랐다는 취지로 항변하기도 했지만, 이와 관련 한신대 측 관계자는 “(유학생 잔고 증명 관련) 지침이 바뀌었는지 정말 몰랐냐. 끝까지 거짓말 할거냐”며 “너희들 그냥 불법체류하고 한국에서 감옥 갔다가 일생 망칠거냐”고도 언성을 높였다.
또한 “모든 것은 너희들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사설 경호원 등을 동원해 유학생들의 휴대폰을 걷는 장면도 담겼다.
이날 검찰은 “출국 당일 버스 내에서 ‘감옥에 간다’는 발언을 하며 휴대폰을 수거하고 경호원을 통해 협박하는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한신대는 지난 2023년 11월 27일 국내 체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어학당에 다니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23명을 강제출국시키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중 1명은 출국을 거부했으며, 나머지 22명은 강제로 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재판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한신대 관계자 등 3명은 “약취나 감금에 고의성이 있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열린 공판에서는 이들의 변호인들은 영상 증거에 대한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부터 유학생들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11월 17일 진행된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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