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구단주·여야 정치권 등 공식 대응

연맹·구단에 경위 확인·응원물 기준 강화 요구

연맹 클린센터, FC서울 통해 진상 파악 착수

지역 비하 논란 확산… 연맹·FC서울 조치 주목

박찬대 인천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 /박찬대 인천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박찬대 인천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 /박찬대 인천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 경기에서 등장한 지역 비하 현수막이 인천시민과 축구팬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구단주 박찬대 인천시장을 비롯해 인천시와 구단, 여야 정치권이 잇따라 이를 규탄하고 재발 방지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등 공식 대응에 나섰다. 파장이 커지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FC서울 구단이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8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천유나이티드FC 구단주로서, 인천시장으로서 스포츠 본질을 훼손하는 지역비하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재발 방지와 책임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질 때까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인천시도 구단주 의중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시는 전날 ‘인천유나이티드 원정경기 지역 비하 현수막 게시 관련 공식 항의 및 재발 방지 대책 촉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스포츠윤리센터에 보냈다. 인천시는 해당 공문을 통해 “인천 구단뿐만 아니라 300만 인천시민의 명예와 자긍심을 훼손한 사안”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시는 지역 비하 현수막의 반입·게시 경위 및 경기장 관리 실태에 대한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 지역·연고지 비하 표현의 경기장 게시 방지를 위한 응원물 관리기준 강화·재발방지 대책 등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지역 정치권 여야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스포츠에 경쟁이 있어도 지역비하는 없어야 한다”면서 “인천시민과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의 자긍심을 훼손하는 지역 비하 행위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논평을 내고 “인천이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가져온 팬들에게 ‘人賤’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라이벌 간 도발을 넘어 도시와 시민을 향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천 구단 측도 지난 7일 대응에 나서 “지역명 자체를 모욕적인 의미로 변형한 표현은 시민들을 존중하지 않는 행위”라고 성명을 냈고 프로축구연맹에는 ‘사실관계 확인 및 조치 요청’을 했다.

구단과 인천시, 지역 정치권까지 나서 사태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FC서울 구단 측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맹 산하 ‘K리그 클린센터’는 이번 사안을 접수하고 FC서울 구단을 통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FC서울 구단 관계자는 “전날 오후 연맹으로부터 경위서 제출 공문을 받았다”며 “관련 사항을 면밀히 파악한 뒤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가 끝난 뒤 서울 응원석에 인천(仁川)을 ‘사람 인’(人), ‘천할 천’(賤)으로 바꿔 표기한 걸개가 게시되며 촉발됐다.

지역 차원의 공식적인 대응에도 인천 축구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천 서포터즈 사이에서 FC서울 일부 서포터스들이 해당 걸개 앞에서 ‘2부망천’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들고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유포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명을 모욕적으로 변형한 걸개뿐 아니라 대표적 지역 혐오 표현으로 등장한 ‘이부망천’까지 다시 호출되면서 지역 비하 행위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는 비판이 팬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