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구멍’ 꼬집어 지적한 국제협력사업 예산 수술대

 

민선 8기 개도국 원조·발전 기여

글로벌 위상 높이는 역할로 평가

秋, 재정위기 초래 낭비사례 직격

‘불필요하다’ 공언… 조정 불가피

1일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6.9.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1일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6.9.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ODA는 경기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비상재정 상황을 선언하면서, 기존 경기도가 수행했던 사업들이 새로운 잣대에서 재검증을 받고 있다. 이중 경기도에서 불필요하다고 직격을 받은 대표적 사례가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공적개발원조)다. 추 지사는 ODA를 ‘국가 사무’라고 규정했고, 관련 사업의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김동연 전 지사 시절 국제협력국이 신설되며 경기도가 해외 환경까지 챙기는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됐지만, 새로운 도정에 접어들며 재정 위기의 대표적 낭비 사례로 지적되면서 하루 아침에 운명이 뒤바뀐 모양새다.

다만 ODA 사업이 관련 조례에 근거해 추진되고 있어, 도가 당장 해당 사업을 축소하는데는 경기도의회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 불용자원 활용에서 기후특사까지… 진화돼 온 경기도 ODA

ODA 사업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복지 향상을 위해 공공부문이 제공하는 국제개발협력사업이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등 글로벌 복합위기에 대응하고 국제사회와의 연대·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실제 추미애 지사의 지적처럼 중앙정부나 관련 공공기관 차원에서 주로 이를 다룬다.

경기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경기도 ODA 지원사업 추진현황’을 보면, 도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총 50개의 ODA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까지의 결산액과 올해 본예산을 합치면 총 100억488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경기도의 ODA 사업의 경우 불용소방차 개발도상국 지원 등 경기도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자원을 해외에 기부하는 사례가 대표적이었으나, 민선 8기 들어 도내 청년 200명을 몽골 등 5개국에 파견해 기후·환경 분야 국제협력 활동을 펼치는 ‘경기청년 기후특사단’ 등 적극적인 개념의 원조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 확장재정 속 늘어난 ODA 예산

경기도의 ODA 사업은 도의 정책 경험과 지역 역량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고, 국제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경기도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도의 재정 위기 상황 타개를 강조하고 있는 추미애 지사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SNS에 “국가 사무인 ODA 사업”이라고 언급하며 도의 예산 낭비를 지적했다. 추 지사가 ODA를 경기도의 필수 사업이 아님을 공언한 만큼 예산 조정도 불가피해졌다.

도 내부에서도 문제 의식 없이 사업이 확장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관련 예산은 2023년 22억1천만원에서 지난해 28억6천만원까지 불어났다.

도 관계자는 “ODA 사업의 취지는 좋지만 기본적으로 외교 업무이기 때문에 국가가 중심이 되고, 지자체는 보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문제의식 없이 사업이 늘어났고, 재정 위기 상황에서 사업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ODA 사업의 취지에서 벗어난 사업은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조례 기반 ODA, 영구적 중단 보단 재정 맞춤형으로

다만 경기도의 ODA 사업이 관련 법률과 조례에 근거해 추진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은 지방자치단체가 ODA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도 역시 ‘경기도 국제개발협력사업 지원 조례’를 근거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의 경기도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미래과학협력위원회 소속 한 도의원은 “ODA 사업이 국가 사무인지 지방자치단체 사무인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도의 ODA 사업은 상위법과 조례를 근거로 추진되는 만큼 이를 국가 사무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의 문제로 재정이 어려운 시기 무리하게 추진할 사업이 아닌 것이지, 단순히 국가사무로만 규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