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행지에 가면 누구나 ‘현지 맛집’이나 ‘로컬 픽’을 찾아 헤매곤 한다. 마치 보물찾기처럼 그 지역만의 결을 온전히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추진하는 ‘로컬큐레이터’ 사업은 바로 이 발품의 수고로움을 기꺼이 대신해 준다. 경기 동부권 곳곳을 직접 누비며 숨은 보석 같은 맛집과 상점을 발굴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따라, 오늘은 경기 광주로 떠나본다.
■경기 광주 가볼 만한 곳|로컬푸드 직매장 ‘자연채 푸드팜센터’
예로부터 맑은 물의 고장으로 불려온 경기 광주. 지역에서 나고 자란 품질 좋은 농산물들은 입소문을 타기에 충분했지만, 막상 소비자들이 산재한 농산물을 한곳에서 찾아 구매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난 2024년 6월 문을 연 ‘자연채 푸드팜센터’는 이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 준 보물창고다. 경기 광주시 양벌동에 자리한 이곳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이르는 제법 커다란 규모를 자랑한다. 명절 당일과 근로자의 날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려 언제든 찾기 좋다.
#층별로 골라 즐기는 재미, 구경하는 맛
센터는 층별 특색이 뚜렷하다. 지하 1층부터 1층까지는 로컬푸드 직매장과 화훼·가공품 코너, 힐링카페가 반기고, 2층에는 농가 레스토랑 ‘궁뜰’, 3층은 로컬유통팀과 쿠킹클래스, 4층은 푸드플랜팀과 교육장이 자리 잡고 있다.
‘몽글이네 일상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강효선 로컬큐레이터는 이곳의 매력으로 ‘생산자의 얼굴이 보이는 신뢰’를 꼽았다. “대형마트와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마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상품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특히 경기 광주 특산물인 ‘퇴촌 토마토’를 활용한 떡볶이 제품처럼 지역 색이 묻어나는 가공식품들이 눈길을 끌었죠. 여러 장(醬) 제품들 사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토마토 고추장’은 어머니 선물용으로 곧바로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주류 코너 역시 어지간한 바(Bar) 부럽지 않다. 450년 전통을 이어온 증류식 소주 ‘남한산성 소주’부터 신현리 맥주, 지역 막걸리까지 다채롭다. 특히 쌀과 누룩, 조청으로 빚어 깔끔하고 그윽한 감미를 자랑하는 남한산성 소주는 기본 사이즈 외에도 귀여운 미니어처로도 만나볼 수 있어 여행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밭에서 갓 건져 올린 신선함의 비밀
축산과 수산, 가공품까지 아우르는 종합 로컬푸드 매장인 이곳의 가장 큰 무기는 철저한 신선도 관리다. 엽채류는 1일 한정 진열, 과채류는 2일 한정, 뿌리채소는 3일 한정, 화초류는 10일 한정 진열, 건류·곡두류는 30일 이내 진열이 원칙이다.
이렇게 유통 기한을 엄격하게 관리하다 보니 매장에 들어서면 마치 방금 밭에서 딴 듯한 싱그러운 향이 감돈다. 장을 본 뒤에는 2층 농가 레스토랑 ‘궁뜰’에서 한우 생육회 비빔밥이나 수제 떡갈비, 들기름 막국수로 허기를 달래보자. 메인 메뉴를 주문하면 로컬푸드 샐러드바가 무료로 제공돼 인근 성남이나 용인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개장 2년 만에 누적 매출 50억 원… ‘월급 받는 농부’를 낳다
자연채 푸드팜센터는 단순히 ‘장 보는 곳’을 넘어 지역 농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6월, 이곳의 누적 매출이 개장 약 2년 만에 50억원을 돌파했으며, 총 방문객 수는 23만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생산자 중심의 탄탄한 유통 구조 덕분에 일부 출하 농가는 월 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든든한 ‘월급 받는 농부’로 거듭나고 있다. 이 모범적인 상생 모델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다른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멀리서도 찾아와주시는 고객들에게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질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로컬푸드를 공급하는 동시에, 농업인의 안정적인 소득 기반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주말, 생산자의 땀방울과 싱그러운 제철 먹거리가 가득한 경기 광주 ‘자연채 푸드팜센터’로 가벼운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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