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다른 시설 폐쇄에 부모들이 공동 설립

장관후보 아내 근무 논란에 아이들 피해 우려

부모들 입장문 “절박하게 맡길 곳을 찾아…”

대안학교로 신고… “학교 명칭은 내부서 사용”

수원시 정자동 소재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돌봄센터. 2026.9.9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수원시 정자동 소재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돌봄센터. 2026.9.9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봉현진(57)씨는 최중증 1급 발달장애인 아들들을 키우고 있다. 첫째는 32살, 둘째는 28살이다. 봉씨 아들들은 평생 문전박대를 습관처럼 겪어왔다.

봉씨에게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 조그마한 자유가 주어진 건, 때 아닌 정쟁 한 가운데에 들어선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나면서다.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장애인은 받아줄 수 없다며 거절 받기 일쑤이던 봉씨는 4년 전 이곳을 찾았다.

그는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이곳을 방문했는데 아이들을 기꺼이 받아주겠다는 말에 참 많이 울었다. “4년 동안 선생님들께서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신 덕분에 아이들의 자립성도 많이 길러졌다. 이제는 바지도 스스로 입을 수 있고, 밥 먹는 흉내도 내더라. 아이들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날 센터에서 만난 발달장애인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선생님들과 함께 활동하고, 밥을 먹고, 오후엔 수영 프로그램을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곳 협동조합에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가 근무한다. 가족이 근무한다는 사실과 이들에게 지급된 급여 등을 두고 논란이 인 가운데,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돌봄센터 발달장애인 20명의 근심은 깊었다.

9일 방문한 수원시 정자동 소재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돌봄센터. 2026.9.9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9일 방문한 수원시 정자동 소재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돌봄센터. 2026.9.9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정치권 영향으로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마지막 울타리가 흔들린다면 당사자들에게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다.

봉씨는 “센터에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게 되면서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다. 저희 아이들은 혼자서는 밥도 먹을 수 없고, 누군가의 손길이 없으면 하루를 살아가는 것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 센터를 이용하는 부모들은 각자 입장문을 통해 “갈 곳을 찾지 못해 세상으로부터 방황하던 아이들에게 이곳은 생애 처음으로 사회를 배운 곳이다”, “후보자의 가족이 근무한다는 이유로 정치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에 가슴이 찢기는 심정이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다니는지부터 살펴봐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해당 센터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 후보자의 아내와 아들에 대해서도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궂은 일을 온몸으로 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며 “부족한 인력을 채우며 국가가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하고 있는 분들을 칭찬하지는 못할망정, 가족이 함께 일했다는 이유로 비리 집단처럼 몰아가는 것이 온당한 일인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2019년 용인시 고기리에 소재하던 다른 발달장애인 돌봄센터가 경영 악화로 문을 닫게 되면서 그곳을 이용하던 부모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조합이다. 김 후보자의 아내 혹은 아들이 사회적협동조합을 운영한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 김 후보자의 아내는 특수교사로, 아들은 작업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아내인 A씨는 “지금 이 센터에 다니는 아이들 중 12년 전 다른 센터에서부터 돌봐왔던 아이도 있다. 그래서 직원이지만 ‘원장님’이라고 불렸던 것”이라며 “발달장애인 돌봄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발달장애인 바우처 제공기관으로 선정되면 좋다는 조언을 받아 수원으로 옮기기 전부터 준비해서 선정된 것이다. 동남보건대로 오게 된 것도 (김 후보자의 지역구라서가 아니라) 이용자들의 접근성 측면에서 추천을 받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9일 오전 수원시 정자동 동남보건대 노송관에 위치한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에서 발달장애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2026.9.9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9일 오전 수원시 정자동 동남보건대 노송관에 위치한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에서 발달장애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2026.9.9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다만 온라인 카페 등에 ‘학교’라는 명칭을 쓴 것에 대해선 시정하겠다고 했다. 지난 7일 수원교육지원청은 해당 센터를 방문해 운영 상황 등을 점검하고 온라인 카페와 블로그에 ‘올리브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을 시정하라고 안내했다.

해당 센터는 지난 2021년 경기도 대안교육기관 조례에 따라 대안교육기관으로 신고됐지만, 이후 2022년부터 대안교육기관법이 시행되면서 경기도교육청을 통해 따로 등록 절차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김동현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내부적으로만 학교라는 명칭으로 부른 것이지, 학력 인정을 해준다고 (부모들을) 속이거나 대외적으로 학교라고 홍보한 적은 없다”며 “저희 센터의 목표는 대안학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