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 GDP 성장률, 47년 만에 최고
현재경기판단 CSI, 연속 하락 ‘대조’
중국 경쟁·내수 부진 등 환경 악화
수출상담회 현장, 돌파구 ‘안간힘’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국민총소득(GNI)도 4만달러를 바라보고 있지만, 경기도 내 중소기업들은 깊은 한숨만 쉬고 있다.
9일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수출상담회’에서 만난 ‘사출 전 원료(플라스틱 펠릿)’ 생산업체 대표 최모(50·화성)씨는 원료가 아닌 ‘부품’ 생산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원료 생산 시장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에 잠식되면서 러시아와 이란 등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국 업체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최씨는 “석유화학 분야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아 사실상 원유 생산만 남은 상황”이라며 “자동차나 탱크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직접 제조해 납품하는 등 원료가 아닌 다른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경로가 있을 지 알아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광명시에 공장을 둔 곡물 가공식품 업체 대표 권모(31)씨도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는 식품을 만들고 있지만 내수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 상사를 끼지 않고 직접 수출할 수 있는 방향이 있는 지 찾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가 도내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마련한 ‘전문무역상사·경기남부 제조기업 매칭 수출상담회’ 현장은 최근 발표된 국가 성장지표와 정반대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과 원가 부담, 내수 부진 등에 대응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직접 수출에 나서는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도내 경영인들의 모습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8.7% 늘어난 982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3개월 연속 900억달러를 웃돌고, 무역수지도 347억달러 흑자로 3개월 연속 300억달러를 넘었지만, 반도체가 209% 증가한 466억5천달러를 기록하면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일반 제조업 중심의 도내 중소기업엔 멀게만 느껴지는 지표인 셈이다.
또한 올해 2분기 명목 GDP가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해 1979년 3분기(27.7%) 이후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올해 한국의 1인당 GNI가 사상 처음으로 4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한국은행의 전망(9월9일자 2면 보도)이 나왔지만, 내수 시장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 시장을 가늠하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지난달 기준 전월 대비 5p 떨어진 79를 나타냈다. 두 달 연속 하락해 중동 전쟁 초기였던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최창열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장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경기도 수출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지만, 노하우와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해외시장 개척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상담회에는 전문무역상사 23개사와 도내 제조기업 79개사가 참가해 1대1 상담을 진행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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