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주소만 묻고 ‘식료품’ 제공
두 번째 방문엔 복지서비스 연계
7월까지 4천명 이용·1700명 상담
‘시민 관심’ 이달 인천 전역 확대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여러 서류를 떼오지 않아도 당장 도와주니 고맙죠.”
지난 8일 찾은 인천 남동구 만수동 ‘그냥드림’ 매장. 지난 5월 19일 문을 연 이곳에서는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에게 소득 요건 등 제한 없이 식료품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처음 매장을 방문했다는 서춘래(74)씨는 코로나19로 사망한 남편에게 지급되던 국가유공자 연금과 자신이 받는 노령연금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함께 사는 아들 두 명도 모두 장애가 있어 일을 하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매장 직원은 서씨에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간단한 인적사항을 물은 뒤 식료품 꾸러미를 건넸다. 즉석밥과 라면, 김과 통조림 등이 담긴 꾸러미를 받은 서씨는 직원들에게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 복지 제도가 있어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신청하기 어려운데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도움을 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권춘옥(80)씨도 “주변 주민들이 나 같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소개해줘 오게 됐다”며 “오면서도 서류가 필요 없는 게 맞나 걱정했는데, 꼭 필요한 식료품을 바로 주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인천시는 지난 5월부터 남동구와 강화군, 연수구, 부평구, 계양구 등 5개 군·구에서 그냥드림 매장 7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내 인천 11개 군·구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끼니를 걱정하는 취약계층을 신속하게 돕기 위해 도입된 그냥드림 사업은 별도의 선정 기준 없이 매장에 방문한 이들에게 식료품을 제공한다. 두 번째 방문부터는 상담을 실시해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
이날 만수동 그냥드림 매장 직원들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이곳을 방문한 한 어르신에게 현재 어떤 복지 혜택을 받고 있는지 묻고, 건강 상태 등을 살폈다. 그냥드림 서비스를 두 차례 이용한 주민의 정보는 거주지 행정복지센터에 전달된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사전에 정해진 지원 대상자에게만 생활용품, 식료품을 제공하는 기존 푸드뱅크와 달리, 그냥드림은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 모두에게 식료품을 제공한다.
올해 7월까지 인천시민 4천여명이 그냥드림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1천700명을 대상으로 현장 상담을 실시했다. 상담 결과를 토대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주민들에게 총 160건의 복지 서비스를 연계했다.
그냥드림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인천시는 그냥드림 매장 7곳을 추가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달 말 옹진군, 제물포구, 영종구, 미추홀구, 검단구와 서해구에 그냥드림 매장이 문을 연다.
인천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모든 군·구에서 그냥드림 사업을 추진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발굴하고, 촘촘하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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