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혼부부 등 공공임대 활용
입주 가능 업종 규제도 대폭 완화
인천, 80% 오래된 산업단지 위치
생활 인프라 부족… 실효성 의문
수원·용인, 기존 업체와 갈등 우려
정부가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공실 해소를 위해 주거 전환·지원시설 확대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인천·경기 지역에서는 산업 환경과 입지 조건에 따라 정책 효과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10일 발표한 ‘지식산업센터 공실 대책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 임대주택 사업’을 활용해 수도권 지식산업센터의 공실을 매입하고, 이를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계획이 담겼다.
정부는 또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의 지원시설(근린생활시설, 오피스 등) 설치 비율을 2년간 한시적으로 최대 50%까지 확대하고, 입주 가능 업종 규제도 대폭 완화해 공실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대책은 지식산업센터의 공실 증가와 수분양자의 재무 부담 등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3년간 준공된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은 43.5%에 달한다. 대출 중단과 시세 하락으로 수분양자의 연체·파산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지식산업센터 경매 건수는 3천876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인천에서는 지식산업센터 상당수가 정주 여건이 열악한 기존 공업지역과 산업단지에 몰려 있어 대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통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신도시형 지식산업센터는 주거 전환이나 지원시설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남동·주안·부평 국가산업단지 등 오래된 산단에 들어선 지식산업센터는 주거·상업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해 7월 기준 인천에 등록된 지식산업센터 71개 중 80% 이상이 남동국가산단, 부평·주안산단, 인천일반산단 등 기존 공업지역·산업단지에 자리하고 있다. 주변에 공장이 밀집하고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실제 입주 수요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일기 산업단지 문화재생센터장은 “이번 정책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인천 내 지식산업센터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기존 1·2세대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는 단기적인 규제 완화나 주택 공급 정책만으로는 살아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이어 “산단 전체의 정주 환경과 체질을 바꾸는 근본적인 종합 정비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경기지역에서는 입주 가능 업종 확대가 기존 기업과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주거 전환이 공실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했다.
수원·용인시에서 지식산업센터 분양 대행을 전문으로 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소음이나 공해가 없는 도시형 제조시설에 맞춰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이 많은데, 용도변경으로 분진이나 유해물질, 소음 등이 큰 업종이 들어오면 기존 업체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도시형 제조 기반이라는 입지 여건을 보고 입주한 기업들이 결국 도시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평택에서는 삼성전자 공장 주변의 주거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지식산업센터의 용도를 바꾸면 공실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평택의 한 지식산업센터 소유주는 “이미 삼성전자 공장 주변은 주거 수요가 많아 원룸 월세가 100만원을 웃돌지만, 지식산업센터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5만원도 나가지 않는 상황”이라며 “주거시설로 전환해 기숙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입주하려는 사람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규제 완화가 실제 용도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지자체의 후속 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소유주는 “정부가 지식산업센터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실제 지자체에서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을 이유로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에서 제도가 실제 적용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진주·목은수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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