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율 30% 상한 기조 세운데 이어
재정자립도 따라 수원 등 7곳 적용
많게는 100억원대 추가 비용 필요
신상진·이상일 등 단체장들 ‘비판’
재정난을 겪는 경기도가 시·군에 대한 도비 보조율에 30% 상한을 두는 기조를 세운데 이어, 일부 사업에선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등에 따라 도비를 최저 10%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해당 지자체들이 불만을 터뜨린 가운데, “경기도를 없애는 건 어떻냐”는 노골적인 비판까지 제기됐다.
10일 도와 각 시·군에 따르면 도는 일부 사업에 대해 도비를 지자체별로 차등해 보조한다. 기준보조율인 30%를 중심으로 적게는 10%, 많게는 50%까지 보조율이 달라진다.
아직 차등 보조 사업 대상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내년 차등 보조 사업에 있어 보조율 10%를 적용받는 기초단체는 수원, 용인, 화성, 성남, 하남, 이천, 과천 등 7곳으로 확인됐다.
기준보조율 30% 상한 적용 시 도비 지원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와중에, 일부 사업에선 그보다도 적게 보조율이 책정될 가능성에 해당 지자체들은 불만과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보조율 조정으로 도비가 줄어드는 만큼, 일선 시·군에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100억원대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만한 여력이 시·군에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도비 보조 사업 자체를 진행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는 게 일선 지자체들의 공통적인 반응이었다. 이미 성남시의회에선 “사회적 약자들과 관련한 사업 예산만 최소 339억원이 증발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9월9일자 9면 보도).
경기도가 다른 시·도보다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세수 구조의 취약점 때문에 재정난에 처해있는 것처럼, 시·군의 경우도 재정자립도 등 객관적인 지표만으로 시·군의 재정 여력을 평가해 이같이 보조율을 낮추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한 시 관계자는 “재원 규모가 크지만 지속적으로 재정 지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단순히 재정력 지표만으로 보조율을 최저수준으로 하향하는 것은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급기야 신상진 성남시장은 전날인 9일 SNS를 통해 “이번 기회에 경기도를 없애는 건 어떨까요?”라며 공개적으로 도의 기조를 비판하기도 했다. 신 시장은 “세금은 시·군이 상당부분 걷고 주민 생활과 직결된 행정도 시·군이 담당하는데 이제 도가 추진하는 사업의 비용마저 대부분 시·군에 부담시키겠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조선시대에 있었던 ‘도’라는 중간 행정단계를 지금과 같은 형태로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하며 “차라리 대한민국 행정체계를 정부와 ‘권역별로 통합한 기초지자체’ 중심으로 단순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일 용인시장도 “(도의 도비 보조 기조나 대상 사업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방향이 정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무작정 추진하면) 도는 도민을 위한 행정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재정 축소에 따른 책임은 결국 도가 감당해야 한다. 일선 시·군에 이렇게 부담을 지게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일선 지자체들은 시·군과의 충분한 소통과 협의가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 관계자는 “도가 갑자기 그런 기조를 정해서 많은 사업들의 진행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내년 예산을 짜는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방침은 좀 예고를 하고 단계적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 협의하겠다고는 하지만 갑자기 기조를 확 바꿔버리니 우왕좌왕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측은 “차등 보조 사업을 포함, 최대한 시·군들과 협의해 결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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