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스들이 지난 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경기 전 ‘300만의 자부심 인천광역시’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앞서 원정에서 FC서울 서포터스석의 ‘인천 비하 현수막 사태’에 대한 대응이었다. 당시 응원석에는 인천(仁川)을 ‘사람 인(人)’, ‘천할 천(賤)’으로 바꿔 표기한 걸개가 걸렸다. 인천 서포터스의 현수막은 해당 표현이 명백한 지역 비하였음을 환기하는 메시지였다.
축구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도발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FC서울 일부 팬들의 현수막은 ‘선’을 넘어섰다. 지역 비하 표현은 구단을 넘어 인천 시민과 도시를 겨눴고, 이는 중계 화면을 통해 그대로 노출됐다. 일부 팬은 “유럽에서는 더 거친 도발이 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축구 문화’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영역과, 특정 지역과 그 구성원을 비하하는 문제는 구분돼야 한다. 발화자의 의도를 따지는 것도 본질에서 벗어난다. 문제는 그 표현이 인천시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가다. 이번 사태 이후 인천 구단과 구단주인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지역 정치권, 시민단체가 잇따라 규탄 성명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정환 인천 감독 역시 “싸움은 경기로 해야한다”며 선수 시절에도 이 정도의 표현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역 비하는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굳이 사례를 나열하지 않더라도 ‘인천’이라는 이름과 함께 따라붙는 표현들은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 반복돼 왔다. 지역 비하는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반복돼 온 문제이기도 하다. 경쟁은 경기장 안에서 끝나야 한다. 팀을 향해야 할 응원이 도시를 겨누는 순간, ‘페어플레이 정신’은 설 자리를 잃는다. 이번 사태로 축구 팬들 사이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응원이라는 방패 아래 멸칭이나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표현까지 쉽게 소비해온 것은 아닌지 짚어볼 만하다. 건전한 도발과 모욕의 경계는 분명하다. 축구장 밖에서 용인될 수 없는 말이라면, 축구장 안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백효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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