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만족 이면엔 소형약국 출혈 부작용

 

올해 인허가 23곳 평균면적 235.8㎡

저렴한 가격과 넓어진 선택지 호응

“주변 몇십곳 손님 블랙홀처럼 흡수”

수원시내의 한 대형약국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약을 살펴보고 있다. 2026.9.10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수원시내의 한 대형약국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약을 살펴보고 있다. 2026.9.10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유통공룡들의 격전지로 꼽히는 수원시가 일반의약품 시장 격전지로도 거듭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대형마트형 약국들이 속속 터를 잡고 있어서다. 소비자들은 넓어진 선택지와 저렴한 가격에 환호를 보내는 반면, 기존 약국들은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고 있었다.

13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약국정보서비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6월 기준 경기도내 약국은 총 6천62곳으로 집계됐다. 전년동월 5천916곳 대비 2.5%(146곳) 증가한 수치다. 같은기간 도내 병원 수는 1만7천937곳에서 1만8천177곳으로 1.3%(240곳) 늘어났다. 병원 증가세와 맞물려 개국 약국도 늘어나는 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원시가 597곳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았다. 작년 6월 582곳 대비 15곳 늘어났다. 이어 성남시(537곳), 고양시(496곳), 용인시(420곳), 부천시(414곳), 화성시(343곳), 안산시(303곳) 순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AI(ChatGPT)를 활용해 제작.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AI(ChatGPT)를 활용해 제작.

눈여겨볼 점은 약국 면적의 변화다.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 인허가정보 조회를 통해 수원시에서 현재 영업 중인 약국을 살펴보니 최근 개국한 곳일수록 면적이 커지는 양상이었다.

올해 인허가를 받은 약국은 총 23곳으로, 이들 약국의 영업면적 평균은 235.8㎡ 가량이었다. 지난해엔 27곳의 약국이 수원에서 문을 열었다. 평균면적은 74.6㎡. 올해 문 연 약국들이 지난해보다 규모가 3배 이상 커진 셈이다. 면적 100㎡ 이상으로 개국한 약국도 작년 5곳에서 올해 7곳으로 늘어났다. 새로 문을 연 약국 3곳 중 1곳이 대형약국 수준인 셈이다.

수원에서 약국 상호로 크다는 뜻의 ‘메가’나 ‘대형’ 등이 활발하게 쓰이기 시작한 것도 올해부터다. 올1월부터 현재까지 인허가를 받은 23곳의 약국 중 메가 또는 대형을 상호에 적용한 곳은 4곳이다. 이들 약국의 면적은 작게는 495㎡, 크게는 2천474㎡에 달한다.

이러한 대형면적의 약국들은 넓은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갖춰놓고 있다. 간단한 상비약부터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선반에 진열하면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방식이다. 대부분 일반 약국보다 저렴한 게 특징인데, 최근에는 비만주사제까지 저렴하게 판매(9월9일자 12면 보도)하고 있어 대형약국으로 소비자가 몰리는 추세다. 실제 지난 주말 경기 최대 규모 ‘메가팩토리약국’ 3호점에서 만난 A씨는 이곳을 찾은 이유로 마운자로가 저렴한 점을 꼽았다.

약국도 ‘빅 매치’… 창고형 메가팩토리, 이마트 광교점 ‘거거익선 숍인숍’

약국도 ‘빅 매치’… 창고형 메가팩토리, 이마트 광교점 ‘거거익선 숍인숍’

크면 클수록 좋다는 뜻을 가진 ‘거거익선’ 트렌드가 숍인숍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성남시에서 단독 로드숍으로 시작한 국내 최초 창고형 약국 메가팩토리약국(2025년 6월27일자 9면 보도)이 대형마트에 입점한 것인데, 경기도 최대 규모다. 매장 규모가 커질수록
https://www.kyeongin.com/article/1770490

대형약국이 소비자를 흡수하면서 면적이 작은 약국들은 시름이 깊어졌다. 특히 수원의 경우 도내 다른 지자체보다 약국 수가 많아 비교적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 속에 대형약국의 출현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

수원에서 15년가량 약국을 운영했다는 한 약사는 “시대의 흐름상 대형약국이 흥행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미국처럼 일반의약품부터 건기식, 화장품까지 편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점은 분명 소비자 입장에선 매력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런 대형약국이 한 곳 생기면 주변 몇십 곳의 약국 손님을 블랙홀처럼 흡수한다. 우리 약국도 일반의약품 매출이 3분의 1가량 줄었다”라고 토로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