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설위 계획 심의결과 ‘보류’
구도심 재생사례 등 견학 목적에도
타지역 재정 여건 등 자제 분위기
외유성 논란 등 필요성 설득 못해
전문가 “연구 어젠다·계획 중요”
제10대 인천 광역·기초의회 출범 초기부터 ‘공무 국외 출장’(해외 출장)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반복되는 외유성 또는 세금 낭비 지적을 피하려면 해외로 출장을 가야만 하는 당위성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도시건설위원회가 다음 달로 추진한 유럽 출장 계획이 지난 15일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보류됐다. 최근 다른 광역·기초의회가 지방자치단체 재정 여건 등을 이유로 해외 출장을 자제(8월20일자 3면 보도)하는 시기에 이번 출장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하지 못하며 첫 단계부터 제동이 걸렸다.
당초 도시건설위원회는 다음 달 21~29일 7박9일 일정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방문해 구도심 도시 재생 사례 등 도시계획을 살필 계획이었다. 출장 시 의원 1인당 배정되는 국외출장비는 500만원으로, 도시건설위원회는 의원 8명으로 구성돼 총 4천만원의 예산이 든다. 인천시의회 7개 상임위원회 중 올해 해외 출장을 계획한 곳은 도시건설위원회뿐이다.
공무 국외 출장은 의원들이 분야별 해외 선진사례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의정 활동 등에 접목한다는 취지로 1991년 지방의회가 출범할 때부터 진행됐다. 하지만 업무와 관계없는 유명 관광지 위주 일정, 부실한 사후 결과보고서 등 사례가 반복되며 외유성 논란이 뒤따랐고, 세금 낭비 지적까지 나왔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의회의 관행적인 외유성 출장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올해 1월 ‘공무국외출장 규칙 개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도시건설위원회는 이 시기 해외 출장이 꼭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옛 건설교통위원회를 분리해 신설된 상임위원회인 데다, 석정규(민·계양구3) 위원장과 신영희(국·옹진군) 부위원장을 제외한 6명이 모두 초선 의원이기 때문이다. 신 부위원장도 건설교통위원회를 맡은 적은 없다. 의원들이 기존에 굳어진 행정과 사업들에 익숙해지기 전, 스스로 역량을 다질 새로운 경험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석정규 위원장은 “틀에 갇히지 않은 도시재생 사례를 직접 보고 이를 인천시 특성에 맞게 접목하자는 방향성에 의원들도 모두 공감해 추진됐다”며 “자칫 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번 출장에 인천시 도시계획국 등 담당 부서 실무진도 동행하는 것으로 기획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 추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실제 출장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전문가들은 의원들의 해외 출장이 기존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지방의회 외교, 해외 선진사례 파악, 의원 역량 강화 등의 긍정적인 취지를 살리려면 당위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관련 입법 활동, 인천시 특성에 맞는 행정·제도 개선 등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될 필요도 있다.
채은경 인천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해외 출장 시) 누구나 납득할 만한 분명한 목적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며 “인천시의회에 조직돼 있는 다양한 연구모임에서 제시되는 어젠다라든가, 현재 지역에서 중요한 현안 등을 연계한 해외 출장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또 의원들이 해외에 다녀와서 ‘뭘 하려는지’가 설득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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