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계획 공시 없어

IT업계 인력 규모 자체 대폭 줄어

그나마 있는 모집도 경력직 위주

몸값 치솟던 개발자, 구직난 심각

고용 불황 되레 노조는 몸집 커져

개발자 모시기에 혈안을 올렸던 IT 메카 판교의 채용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서울 한 대학 게시판에 붙은 AI 관련 행사 안내문 모습. 2026.8.18 /연합뉴스
개발자 모시기에 혈안을 올렸던 IT 메카 판교의 채용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서울 한 대학 게시판에 붙은 AI 관련 행사 안내문 모습. 2026.8.18 /연합뉴스

IT 메카 판교에서 유일하게 공채를 진행하던 네이버와 카카오마저 정규 채용문을 굳게 닫았다. 개발자들 모시기에 혈안을 올렸던 판교의 게임사들과 IT회사들도 신규채용은커녕 몸집 줄이기에 나서 그나마 AI 관련 경력직만 간신히 채용시장에 명함을 내밀 정도다. 높은 몸값을 자랑했던 개발자도 AI 시대가 열리면서 처지가 2년여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회사에 어떻게든 남고자 눈치싸움이 치열해졌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성남시 판교의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까지 올해 하반기 대규모 공개채용 계획을 공시하지 않았다. 네이버는 2023년부터 ‘팀네이버’로 연 1회 공채를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채용 방식과 인재상 등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그룹 단위 신입 공채를 통해 세 자릿수 규모의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

두 회사 모두 하반기 공채 계획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통상 9월 초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공채는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판교에서 대규모로 진행되던 공채가 자취를 감춘데 이어 IT업계의 인력 규모 자체도 대폭 줄어든 실정이다. 카카오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23년 452명에서 2024년 314명, 2025년 292명으로 3년 사이 35.4%(160명)나 감소했다. 카카오만이 아니다. 게임업계 엔씨 직원수는 2024년 4천886명에서 지난해 말 3천262명까지 축소됐다. 크래프톤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열려 있는 채용시장도 경력직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네이버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23년 231명에서 2024년 258명, 2025년 396명으로 165명 늘었지만, 30세 미만 인원은 158명, 123명, 163명으로 5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신규 채용에서 30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68.4%에서 2025년 41.2%로 낮아지면서 청년층의 신규 입사 문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때 개발자 품귀 현상으로 몸값이 치솟고 이직이 활발했던 분위기와 달리, 최근에는 경력직 채용 시장이 좁아지면서 개발자들도 AI 활용 능력을 높이는 데 매달리고 있다. 실제 카카오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도 2023년 5년에서 2025년 6년까지 늘어났다.

판교의 한 IT회사 개발자 A씨(30대 초반)는 “사람을 뽑지 않아서 5년차인데 팀에서 여전히 막내고, 퇴사했다가 재입사 원하는 동기들도 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원래 내년에 이직을 고려했는데 너무 자리가 없어 조직이동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개발자 B씨도 “AI활용 능력이 연차에 비해 특출나지 않는 이상 이직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IT업계 고용 불황이 심화하면서 노동조합은 반대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는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교섭’을 요구하고 있고, 카카오지회도 본사의 인적 분할에 따른 노동자 권리 보호와 설명 부족을 지적하며 소액주주들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IT위원장은 “게임 등 IT업계 노동자들이 많이 가입하면서 최근 화섬노조 조합원이 5만명을 돌파했다”며 “계열사 매각 등으로 인한 고용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