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초대 챔피언 이준석 “대회 이후 미래 잘 모르겠지만 기대돼”
실업팀 없는 테크볼…선수들 모두 생계 내려놓고 도전
K4 이천시민축구단 출신, 대기업 정규직 포기 후 새 역사
“실업팀도 없는 테크볼이라 미래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기대가 됩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 남자 테크볼 단식 초대 챔피언에 오른 이준석은 20일 오후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결승전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실업팀이 없다 보니 테크볼 종목 선수들 모두 생계를 내려놓고 대회에 나섰다”며 “이번 메달이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이후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된다”며 “미친 듯이 운동하는데 수입도 얻는 실업 선수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준석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순간인 것 같다. 상상만 하던 일이 현실이 돼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처음 목표는 결승 무대에 오르는 것이었는데, 결과와 상관없이 해온 것을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준석은 축구선수 출신으로 K4리그 이천시민축구단에서 뛰었고, 이후 족구 선수로도 활동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테크볼은 국내 기반이 아직 열악한 상황이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테크볼을 처음 접해 국제대회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팬데믹으로 활동이 중단되면서 훈련 환경조차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이후 어머니의 도움으로 테크볼 테이블을 마련해 아파트 단지 내 공원에서 연습을 이어갈 정도였다.
또 국가대표 선발을 앞두고 대기업 정규직 전환을 포기하는 선택도 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해온 선수로서 태극마크는 꼭 달고 싶었다”며 “두려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보다 기회가 더 크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이준석은 이라크의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를 세트스코어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테크볼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곡선형 테이블 위에서 축구공을 발로 주고받는 종목으로, 축구와 탁구, 족구 등의 요소가 결합된 스포츠다. 한 세트는 12점을 먼저 얻는 선수가 가져가며, 듀스는 마지막 세트에서만 적용된다.
이준석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8강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4강에서는 쿠웨이트의 자이드 에이단이 기권하면서 결승에 올랐다.
나고야/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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