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김민석 경기도 재정난 미묘한 입장 차

세제 개편 위해선 여당 협조 필수… 귀추 주목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6.9.21 /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6.9.21 /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경기도의 재정난을 두고 도와 더불어민주당이 미묘한 입장 차를 보였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광역지방정부의 재원 확보를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민생예산 삭감을 우려하며 완급 조절을 주문했다.

추 지사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오전 10시20분께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함께 자리했다.

추 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전체 시·도 중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는 곳이 경기도다. 복지 수요도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고, 복지에 예산을 투입하고 나면 재정 여력이 더 이상 남지 않는다”며 “서울시는 법인지방소득세가 최대 세원이다. 경기도는 이런 세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여전히 부동산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소득세율 인상·법인세 5% 광역지자체 배분·소방공무원 인건비 해결 등 3개 지방재정 혁신 방안을 건의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1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1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21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1 /연합뉴스

추 지사는 “지방정부의 책임과 역할이 늘어났지만 재원은 뒷받침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이런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더라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추 지사의 의견에 일견 동의하면서도 추 지사의 재정 개편 계획에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경기도가 재정난을 타개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예산을 삭감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데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도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예산 삭감을 언급하며 “최근 광주를 찾아 젊은 문화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영화제 개막 몇주 전에 예산을 깎겠다는 소식을 들었다’더라”며 “(도 재정난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 경기도가 당과 함께 설명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1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제16차 경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경기도지사. 2026.9.21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1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제16차 경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경기도지사. 2026.9.21 /연합뉴스

서 위원장 역시 도의 재정난 해법이 민생에 부담을 지워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도 재정 여건이 비상 상황이라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도 재정 악화에 따른 부담을 도민의 삶에 전가해선 안 된다. 출산 지원, 노인이나 취약계층 돌봄 등 도민의 일상과 직결된 민생 예산만큼은 차질 없이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살림살이를 하려면 쌀독을 채우고 쓰레기도 치우고 때로는 구멍 난 양말을 꿰매 신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매니큐어만 바르고 새집 타령만 할 순 없다”며 “김치찌개를 끓일 것인지 된장국을 만들 것인지 도민을 위한 밥상을 잘 차리기 위한 방안을 당과 경기도가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추 지사는 “민선 9기 경기도는 멀쩡한 사업을 깎고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미 멈추게 돼있던 사업을 어떻게든 살려내려 하고 있다”며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 왔다. 의사는 어떻게든 환자를 살리기 위해 피를 멎게 하고 상처를 치료하며 수술하고 있다. 그런데 수술하고 있는 의사에게 ‘왜 환자를 이렇게 다치게 했느냐’ 따지는 것이 과연 맞나”라고 했다.

재정난을 둘러싼 도와 집권 여당의 시선이 묘하게 어긋나면서 민선9기 경기도정의 핵심 공약인 ‘지방정부 세제 구조 개편’이 실제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세제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는 게 필수적이어서다.

한편 이날 만남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과 경기도정을 둘러싸고 추 지사와 김 대표가 연일 맞붙는 상황에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도 관계자는 “우려와 달리 예산정책협의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며 “도가 처한 재정난 문제를 당에 상세히 설명할 수 있었던 자리”라고 했다.

/마주영·강기정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