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연출·배우 미디어 쇼케이스 개최

오루피나 연출, 시청각 활용 ‘직관적’ 무대

주요 배역 6명서 4명으로 압축, 인물 다각화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으로 작품 다가가길”

소설 ‘이끼숲’의 천선란 작가와 뮤지컬 ‘이끼숲’의 오루피나 연출,  송유택·전혜주·이주순·정다예·윤지우 배우가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소설 ‘이끼숲’의 천선란 작가와 뮤지컬 ‘이끼숲’의 오루피나 연출, 송유택·전혜주·이주순·정다예·윤지우 배우가 미디어 쇼케이스에 참석해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지상이 멸망하고 햇빛조차 들지 않는 지하 도시에 살게된 인류들. 지상으로 올라갈 다음 세대를 위해 모든 것을 통제 받으면 살아가는 사람들에 섞여 있던 6명의 아이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생의 의지를 찾아가는 천선란 작가의 ‘이끼숲’은 ‘바다눈’, ‘우주늪’, ‘이끼숲’ 세 편으로 이루어진 연작소설이다.

작가가 단지 친구 한 명을 구하고 싶어 쓰기 시작했다는 이 작품은 내가 처한 상황이 괴롭고 힘들어도 한걸음씩 나아가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천 작가의 말처럼 “구질구질해도 이끼처럼 세상에 잘 붙어서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보자는 이야기”인 것이다. 작품이 뮤지컬로 재탄생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는 이유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가 마음 깊이 와닿을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뮤지컬 ‘이끼숲’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오루피나 연출이 작품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뮤지컬 ‘이끼숲’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오루피나 연출이 작품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21일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뮤지컬 ‘이끼숲’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오루피나 연출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통증에 버틸 수 있는 힘이 약한 것 같다. 이 상처와 힘듦, 고통을 견뎌내봐야 그 다음 단계에 뭐가 있는지를 볼 수 있다”며 “작품의 친구들도 서로를 믿으며 같이 이겨냈다. 혼자가 아니라 주변의 누구와 함께 한다면 힘든 현실과 사회도 조금씩 나아지고 좀 더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관점으로 뮤지컬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원작 소설을 무대화 시키는 데 있어 활자로 읽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장면들이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가 중요한 지점이 된다. 오루피나 연출은 ‘직관적인 무대’에 대해 말했다. 그는 “환경 파괴로 지하에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살리기 위해 감정을 죽이기도 하는 양가적인 부분이 남아 있는 세상을 표현하는 것이 고민이었다”며 “시각과 움직임도 있지만 청각적인 것도 활용하려 한다. 설명적인 것이 아니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원작에서는 6명의 친구가 등장하는데 뮤지컬에서는 캐릭터들을 합치는 작업을 통해 4명으로 함축했다. 때문에 인물들이 좀 더 다각화되고, 배우들의 개성있는 연기를 통해 생동감있고 살아있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지상으로 올라가는 여정에 있어 함께했던 친구들의 꿈을 모아 걸어가는 길이 좀 더 힘있고 에너지있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 장면을 보여줄 무대 장치들에도 공을 들였다는 점 역시 기대를 불러 일으키는 부분이다.

뮤지컬 ‘이끼숲’에 참여하는 이주순 배우가 소설을 낭독하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뮤지컬 ‘이끼숲’에 참여하는 이주순 배우가 소설을 낭독하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이날 쇼케이스에서는 송유택·전혜주·이주순·정다예·윤지우 배우가 소설 낭독과 함께 넘버 ‘별헤는 밤’과 ‘이끼숲 rep.’을 들려줬다. 자극점이 낮다는 창작진의 이야기처럼 작품은 그리 튀지 않는 잔잔함 속에 따듯함과 부드러움이 드러났다. 마르코 역의 송유택 배우는 “장르 특성상 노래를 하며 가치관과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객관적으로 인물을 바라보다가도 넘버를 통해 인물에 공감할 수 있도록 충실히 감정을 담아 내는 게 배우의 몫”이라고 표현했다.

오루피나 연출은 처음 극장에 들어섰을 때 삭막한 혹은 차가운 이미지에서 시작해 지하 도시 세계의 시민인 것처럼 느끼고, 이후에는 지상으로 가려는 아이들과 마음을 모아가는 모든 과정을 감각해 달라고 했다. 그는 “따듯함이 살아나려면 반대가 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세상을 이상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버티고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서로 의지하고 힘을 내야할까 하는 부분들을 관객들이 다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짧은 순간이라도 내 인생과 맞닿아 있는 장면을 보면 공감과 이해가 된다. 이익과 손해를 따지게 되는 것들을 잠깐 내려놓고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으로 작품이 다가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이끼숲’은 10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이끼숲’에 참여하는 송유택·전혜주·이주순·정다예·윤지우 배우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뮤지컬 ‘이끼숲’에 참여하는 송유택·전혜주·이주순·정다예·윤지우 배우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