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마음바우처 지원을 받은 경기도 내 학생 수가 3년 만에 27배 넘게 늘었다. 사업 첫해인 2022년 230명에서 지난해에는 6천310명에 달했다. 자살이나 자해 위험, 우울감 등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보여주는 수치다. 그동안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혹은 개인이 감당해야 할 고통으로 치부되던 마음의 병이 제도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학생 마음바우처 지원 사업은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고위험군 학생들을 선정해 병원 진료·치료비를 지원해왔다. 올해부터는 전문기관 상담 비용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폭증하는 치료 수요를 예산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장은 삐걱대기 시작했다. 고양교육지원청은 올해 예산이 조기 소진되었다며, 이달 말까지 제출된 치료비 청구서류만 지원하겠다는 알림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아이를 둔 부모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럽다. 마음의 질환은 치료의 연속성이 중요한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은 지원이 끊기면 치료가 막막하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파행이 예견되는 예산 구조다. 시행 후 3년간 교육부 특별교부금으로 진행하다가 지난해부터 시·도교육청 대응 사업으로 예산을 분담해왔다. 게다가 교육부 지원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시·도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54억원이던 예산을 내년에 8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고는 하나, 언제까지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지방교육재정에 따라 지원의 폭과 지속성이 달라진다면, 사는 지역마다 치료 기회의 불평등이 빚어질 수 있다.
교육부는 학생 마음건강 정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며 전문상담인력 확충과 사회정서교육 강화를 공언해 왔다. 지난해 말에는 2030년까지 정신건강전문가 긴급지원팀을 10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까지 했지만, 정작 사업의 핵심인 재원 마련에서는 발을 빼고 있는 모양새다. 아무리 화려한 계획이라도 안정적인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흐지부지 끝날 공산이 크다.
학생의 마음을 살피는 일은 시혜적인 복지정책의 부수 사업이 아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성장하고 학습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교육의 본령이자 국가의 기본 책무다. 정신건강 지원은 제때 손을 내미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교육당국은 끊김 없는 지원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 교육의 격차가 ‘마음의 격차’로까지 번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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