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정서 공소장 범행 내용 언급
고위공직자, 부동산업자 법카 사용 혐의
공범 명의 업체와 계약맺고 용역비 챙겨
수년동안 범죄 은폐 계획했던 정황 확인
고위공직자가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30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안성 토착 비리 사건’(9월7일자 1면 보도 등)의 전모가 법정에서 드러났다. 피고인들은 지역 개발 사업 인허가를 담당하는 안성시 고위공직자에게 수억원의 뇌물을 건넸고, 그 과정에서 허위로 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년간 범행을 치밀하게 은폐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 1부(부장판사 신정일)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뇌물 수수,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안성시 고위공직자 A씨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 등) 혐의를 받는 공범 B씨 등에 대한 병합 사건을 심리했다.
앞서 지난 8월14일 열린 이 사건 첫 공판에서 A씨는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사건에 연루된 지역의 부동산 개발 업자 등 7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측은 피고인들의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을 언급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개발 인허가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30억원 가량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운영하는 업체 명의의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한 부동산 개발업자는 “11월에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나”라며 노골적으로 개발 사업 인허가 편의를 봐달라고 부탁한 혐의를 받기도 한다.
A씨와 B씨 등이 범죄 수익을 은닉하기 위해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들은 B씨 명의로 운영하는 업체와 허위로 용역 계약을 맺고 용역비 명목으로 돈을 받는 수법을 써 범죄 수익을 은닉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운영하는 업체 명의의 법인카드를 제공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일부 피고인은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A씨에게 지난 2021년 6월께 1억원 가량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를 받는 부동산 개발업자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께 A씨와 B씨 등의 주거지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A씨의 부탁을 받아 그의 여행용 캐리어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를 받는 C씨 역시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피고인별로 공소 사실 인부(인정) 여부를 밝혀달라고 변호인 측에 요청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1일 열린다. 이 공판에는 공소 사실 인부 여부를 밝히지 않은 7명 피고인이 출석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이시은·민웅기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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