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방본부 ‘공무직 제한’ 공문

조리업무 시간 축소 운영 ‘불가피’

道 재정악화 상황 핑계 ‘내부 비판’

배달음식 주문·사비 보태서 해결

“불필요 ‘시간외’ 관리 취지” 해명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공무직 초과 근무를 제한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배포해 구내식당이 주말에 운영을 못하게 되자 일선 소방관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경기도 재정 악화 상황을 핑계로 댔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온다.

지난 8월 2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각 소방서에 ‘공무직 복무관리(시간외근무) 철저 알림’ 공문을 배포했다. 공문을 보면 “경기도 재정 상황 악화(인건비 증가 등)에 따라 가이드라인에 따른 엄격한 복무관리가 요구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경기도 공무직원 인사업무 표준화 가이드라인’이 같이 첨부됐다.

가이드라인에는 법정한도(월 52시간)와 별개로 예산 상황에 맞춰 1인당 월 3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운영하라고 적혀있다.

이에 일부 소방서에서 지침에 따라 조리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직들의 근무 시간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공무직 인력 상황에 맞춰 주말에도 구내식당을 운영하던 일부 소방서에서 주말 등에는 구내식당 운영을 못하게 되자 일선 소방관들이 자체적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 된 것이다.

한 소방 관계자는 “주말마다 배달음식을 시켜먹거나 도시락을 주문해서 먹게 됐다. 소방관들이 사비를 더 보태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한다”며 “출동이 잦거나 시간이 맞지 않으면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소방관들의 실질적인 근무 여건 악화와 직결되는 만큼 불만이 크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공문에서는 ‘경기도 재정 상황 악화’를 언급했지만, 이는 경기도 측에서 내린 방침이나 공문이 아니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자체적으로 만들어 배포한 공문인 것으로 파악돼 경기도의 재정 상황은 핑계일 뿐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용우 미래소방노동조합 위원장은 “경기도의 기존 가이드라인을 언급하며 이를 재정 악화에 따른 경기도 별도의 지시로 받아들일 소지가 있게 전달하면서 상시 교대근무가 이뤄지는 소방서의 급식 공백 대책을 함께 제시하지 않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소방관들이 현장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말 급식 공백이 발생한 관서의 현황을 파악하고 대체 급식 지원 등 즉시 시행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해당 공문은 공무직들의 관행적·불필요한 시간외근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는 취지로 전달한 공문”이라며 “공문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점을 인지해 지난 9일 내부 메일을 통해 30시간 기준에 기계적으로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설명을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경기도의 재정 상황과는 별개인 문제다. 공문에 언급된 이유는 (취지 자체를) 강조하려던 것”이라며 “소방서마다 예산 상황이 달라 주말 등에는 급식이 원활하지 않아 애로사항이 큰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