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폭발로 남북관계 긴장
유엔군도 ‘정전 협정 위반’ 규정
야권서도 “방송 재개해야” 주장
일상 회복하던 주민들은 한숨만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 남북 간 긴장이 더해지자, 경기도 접경지역 주민들의 낯빛이 다시금 어두워졌다. 1년여 전 대북 방송과 전단 살포 등이 중단된 후 간신히 일상을 회복하나 싶었는데, 남북 관계가 악화돼 확성기 방송 등이 재개될까 걱정이 앞서는 모양새다.
DMZ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도중 군사분계선(MDL) 남측 지역에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발견한 유엔군사령부와 우리 군은 30일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사고 이후 처음으로 대북 공식 입장을 내고 “MDL 이남에서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반면 북측은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라는 점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도내 접경지역 주민들은 착잡하다. 야권에서 다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틀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와 불안감이 커지는 실정이다.
박영진 파주시 대동리 이장은 “확성기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불안하다. 이곳에 살아보면 그런 소리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김포시 측은 “확성기 방송이 있었을 때는 접경지역 주민들이 심각한 수면 장애와 불안을 감내해야 했다. 방송이 멈춘 후 오랜 고통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 있고 접경지 특유의 안보 피로감도 크게 줄어들었다”며 “방송 재개 등 군 당국의 전략적 판단은 존중하지만, 주민들이 어렵사리 찾은 평온한 일상을 잃을까 불안해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인천 강화도 접경지역 주민들 역시 확성기 방송 얘기만 나와도 몸서리를 칠 정도다. 최근 야권에서 대북 방송 재개 필요성을 거론하자, 이에 대해서도 “북한 측에 소음 공격 빌미를 줄 수 있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효철 강화군 당산리 이장은 “북한 도발에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확성기를 다시 켜서 접경지 주민이 떠안게 될 피해나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가 얼어붙을 때마다 관광객이 감소하는 등 변화가 있던 접경지역 안보 관광지의 경우, 아직까진 이렇다 할 이상 신호는 없는 상태다. 실제로 추석 당일이었던 지난 25일 파주 임진각 일대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다만 남북 관계가 더 악화돼 북측 도발 수위가 높아질 경우 안보 관광지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파주시 측은 “사고가 발생한 곳은 민간인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고 관광객 대부분은 외국인들이어서, 군 당국 등이 인위적으로 관광을 통제하지 않는 이상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포시 측도 “지난 26일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하루에만 2천775명이 방문해, 올 한해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았었다. 사고에 따른 영향은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면서도 “긴장이 고조되면 관광객은 줄고 지역 상권은 침체되는 등 연쇄 타격이 생기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기정·마주영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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