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치안·해양주권 수호 공백 우려

기획예산처에 400여억원 예비비 요청

해양경찰청 전경. /인천해양경찰청 제공
해양경찰청 전경. /인천해양경찰청 제공

국제 유가 인상 영향으로 경비함정을 운용하는 해양경찰청의 올해 유류 예산이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은 3개월간 사용할 유류비가 없는 상황으로, 예산 편성 당시 예상했던 유가보다 실제 공급 단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1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올해 유류 예산을 99% 사용했으며, 올해 남은 기간 경비함정을 운용하기 위해 최근 기획예산처에 400여억원의 예비비를 요청했다.

올해 초 해경청이 책정한 유류 예산은 약 1천70억원 규모다. 당초 리터당 1천370원 안팎으로 예측해 책정됐다. 해경청의 예상과 달리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 국제 원유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유류 공급 단가가 리터당 1천900원대까지 급등하면서 유류 예산이 조기 바닥났다.

해양경찰청이 운용 중인 함정은 대형·중형·소형 경비함정과 특수함정을 포함해 총 350여 척에 달한다. 경비함정은 서해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 독도·이어도 등 광역 해역 감시, 연안 해역 사고 대응 등 다양하다. 유류 예산 소진으로 경비함정 운용이 어려워지면 해상 치안 임무, 해양 주권 수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해경청은 부족한 유류비를 충당하기 위해 정부에 예비비 400여억원을 신청했다. 이달 중 예산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비함정 유류비는 사용 후 익월에 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10월 중 예비비 지원이 이뤄지면 경비함정 운용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해경청은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지원규모가 확정되진 않았다는 점에서 해경청은 유류비 절감 대책을 지속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해경청은 올해 상반기부터 불법어선 단속이나 긴급 구조 등 비상 상황을 제외하고 불필요한 고속운항을 지양하고 있다. 선박평형수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함정을 경량화해 유류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대외 업무지원도 줄이고 있다.

해경청 관계자는 “이달 중 예비비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지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당장 불법조업 단속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