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차질·노동권 침해 등 고통

2800건 정보공개 청구 ‘警 고발’

“대응 교육·처리 담당 채용…”

경기도청 열린민원실에 민원인과 공무원이 상호 존중할 수 있도록 ‘상호 존중 안내문’이 배치되어 있다. /경인일보DB
경기도청 열린민원실에 민원인과 공무원이 상호 존중할 수 있도록 ‘상호 존중 안내문’이 배치되어 있다. /경인일보DB

경기도 시군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인’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악성 민원인들은 청사를 찾아와 고함을 지르고 자해를 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며 공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

1일 도내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40대 남성 A씨는 수원시청 민원실을 찾아 “죽어버리겠다”며 바닥에 머리를 찧는 등 소란을 피워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A씨는 추석 연휴 기간 복지 서비스를 받으려고 수원시청 민원실에 전화했다가 응대에 불만을 품고 시청을 방문해 항의하던 중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포시에선 지난 7월 지역 도시개발사업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담당 부서를 찾아 담당자에게 고성과 폭언을 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과 민원인 간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 민원인들은 보상과 감정평가사 선임 등을 놓고 시와 의견이 맞지 않자 시청을 찾아 이런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인들의 과도한 정보공개청구도 시군 공무원들의 업무를 마비시키는 대표적 유형 중 하나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은 13개 부서에 무려 2천800여 건의 대규모 정보공개를 청구해 행정 업무에 차질을 초래하고 공무원의 노동권을 침해한 B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윤덕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보공개청구 제도는 국민에게 알권리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만든 좋은 제도인데 많은 양의 정보공개를 한 번에 청구하면 이 업무가 주 업무가 돼 버려 본연의 업무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이 지난달 4일부터 18일까지 조합원 1천1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94%(1천98명)가 반복적·대량 정보공개청구로 본인의 담당업무가 지연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도내 지자체 공무원 노조에서는 악성 민원인들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악성 민원인들을 상대하고 이들의 민원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공무원들에게 교육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내 한 지자체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기관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교육을 시켜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악성 민원인에 대한 대응 교육 및 악성 민원인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