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택배기사가 택배 박스를 쌓고 있다. /경인일보DB
한 택배기사가 택배 박스를 쌓고 있다. /경인일보DB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 택배 배송을 둘러싼 갈등이 늘어나고 있다. 배송차량의 지상 출입과 주차, 물품 적치, 승강기 점유가 주민의 생활과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송도국제도시의 한 오피스텔은 택배기사에게 승강기 사용료를 부과하겠다고 고지했다. 배송 기사가 승강기 문을 막고 물품을 싣거나 분류하면서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양주시에서 기사들에게 승강기 이용 정기 사용료를 요구했고,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서울 고덕동에서는 배송차량의 지상 출입 제한으로 배송 중단과 대립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처럼 배송 갈등은 차량에서 공동현관과 승강기로 이어지고 있어 주민과 기사가 현장에서 부딪치도록 방치할 수 없다.

배송 갈등의 원인은 공동생활 공간이 기업의 물류시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 앞 배송을 위해 아파트 마당과 지하주차장, 공동현관이 이용된다. 장시간 주차와 적치·분류로 공동생활 공간은 물류 작업장으로 바뀌어 불편이 가중된다. 결국 물류 배송에 사용한 공간 비용과 불편을 어떻게 분담하느냐는 책임 논쟁이기도 하다.

주민이 주문한 물건을 배달해 준다는 이유로 물류기업의 공간 시설 점유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편익은 주문한 가구에 돌아가지만 불편은 택배를 이용하지 않는 주민도 모두 겪는다. 주민의 생활권이 기준이다. 물류기업은 배송의 편리함을 판매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간 점유와 불편 비용에도 책임도 져야 한다. 지자체는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의 배송 공간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관리 기준을 마련하여 갈등을 줄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