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성 범죄 안전망 구축 정책 세미나’ 개최

김은혜 국힘 경기도당위원장 “국가 없었다”

박상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친밀관계 범죄, 처벌불원 함정 빠지기 쉬워”

첫 보도 이시은 기자 “대체주소 등 도입 필요”

정점식 원내대표 “중수청 과도기 혼란 방지”

광주 정보공개 노출 살인사건 관련 국회 토론회가 2일 오전 열렸다. /김도윤PD lkjkdy02@kyeongin.com
광주 정보공개 노출 살인사건 관련 국회 토론회가 2일 오전 열렸다. /김도윤PD lkjkdy02@kyeongin.com

“피해자가 생명의 위협을 직접 소명해야만 작동하는 ‘신청주의’는 피해자에게 너무 가혹한 짐을 지우는 구조입니다”

법원의 신변보호를 믿고 이혼소송을 진행하던 중 소송 서류를 통해 노출된 새 거주지 정보로 피해자가 숨지는 사건(9월 1일 인터넷보도)이 발생한지 한 달이 흘러,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한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

시민대표로서 법을 통해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는 국회에서다. 국민의힘 김은혜(성남분당을)의원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정책위의장 임이자)는 ‘관계성 범죄 피해자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2일 국회에서 열었다.

한 달 동안 사건은 숨가쁘게 흘렀다. 법원이 알려준 주소를 따라 살인 피의자가 접근(9월 2일자 7면 보도)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법이 개정돼 개인정보 노출을 막을 수 있으나 ‘신청주의’라는 또 다른 벽이 있다는 사실(9월 3일자 1면 보도)도 드러났다.

[영상+] 법원이 알려준 주소 따라간 살인 피의자… 광주 능평동 살인사건 전말

[영상+] 법원이 알려준 주소 따라간 살인 피의자… 광주 능평동 살인사건 전말

비가 내린 1일 오전 7시 20분께 광주시 능평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모자를 푹 눌러쓴 남성이 도착했다. 손에 흉기가 쥐어진 채였다. 남성은 자택에서 나온 여성의 복부와 가슴을 수차례 찔렀다. 중태에 빠진 여성은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치료 도중 숨졌다. 현장
https://www.kyeongin.com/article/1770043

이런 사정들이 보도를 통해 확인되며 사회 각계에선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특히 사건 이후 첫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유족 역시 “피해자 보호 제도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남은 건 사건을 통해 확인된 법적 미비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다. 범행의 계기가 된 이혼소송과 치밀하게 범행을 벌이고 도주극까지 펼친 남편의 행동은 관심을 끌만한 자극적인 소재였다. 단순히 사건의 전모에만 치중하다보면 정말 사건이 말하고 있는 사회적 의제, 즉 ‘관계성 범죄’의 취약점과 개인정보 노출을 어떻게 막을까하는 부분을 자칫 간과하게 될수도 있었다.

광주 정보공개 노출 살인사건 국회 토론회 참석자들. /김은혜 의원실 제공
광주 정보공개 노출 살인사건 국회 토론회 참석자들. /김은혜 의원실 제공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은혜 의원이 개인정보 노출을 막을 수 있는 법안(민사소송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고, 이날 토론회의 결과를 모아 ‘가정폭력 가해자 전자장치 부착 2대 패키지 법안’(가정폭력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 및 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까지 대표발의했다. 남은 과제는 이 법이 통과돼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되는 것이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 의원은 “‘필사적으로 숨었는데 국가가 못 지켜줬다’는 유가족의 절규 앞에 국가가 없었다. 생사의 기로에 선 피해자가 살려달라고 외칠 때까지 기다리는 법과 제도는 온전한 국가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상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와 위력 때문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처벌불원’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면서 “설령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더라도 국가가 독립적으로 위험도를 객관 평가해 즉각 개입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또 백고은 경기도당 차세대여성위원장은 “오늘부터 검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관계성 범죄 현장의 수사 지연과 피해자 보호 공백에 대한 여성과 엄마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짚기도 했다.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이시은 경인일보 사회부 기자는 “피해자가 생명의 위협을 직접 소명해야만 작동하는 ‘신청주의’는 피해자에게 너무 가혹한 짐을 지우는 구조다. 미국·일본·독일처럼 대체 주소나 법원 직권 비공개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민사·가사 소송에서 위험 정보가 자동으로 연계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도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

남은 건 한 달 여 쏟아진 의제들을 모아 국회가 정확한 입법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찰청과 검사의 보완수사가 사라졌고, 중수청은 아직 수장도 직원도 채용하지 못했다. 여성·사회적 약자 피해자들이 2중, 3중의 진술 고통을 겪고 조서의 증거능력 문제까지 발생하는 사법 파괴의 시간이 도래했다. 시스템 과도기 혼란으로 피해자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당 차원에서 강력한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가해자에 노출되는 ‘피해자 주소’… 법개정에도 사각지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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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능평동에서 가정폭력 피해 여성이 이혼소송 중 새 거주지가 남편에게 노출된 뒤 살해되는 참극(9월2일자 7면 보도)이 발생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주소가 소송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현행 송달 절차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사건 관계인이 별도로 신청해야만 주소를 가리는 현
https://www.kyeongin.com/article/1770114
“소송 경험 몇이나 되겠나… 개인정보 보호 허점” 광주 능평동 살인사건 유족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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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7시20분께 광주시 능평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여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과 여성은 이혼 소송 중인 부부 사이로,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여성은 남성을 피해 친인척의 자택으로 거처를 옮겨왔다. 그러나 이혼 소송 서류가
https://www.kyeongin.com/article/1770184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