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서 홍지선 국토부장관과 면담
추 지사 “일자리·주거 따로…함께 설계해야”
‘경기도형 주택공급 전략’ 4가지 제안
홍 “실무협의체 구성해 최대한 반영” 화답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경기도형 주택공급 전략’을 제안했다. 일자리와 주거 공간이 분리돼 있어 발생하는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 특성을 반영해 주거와 자족기능을 함께 부여하는 전략이다.
경기도 공직자 출신인 홍 장관은 “(경기도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자”며 추 지사 제안에 호응했다.
추 지사는 2일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홍 장관을 만나 경기도의 주택 공급 정책이 정부의 공급 물량 목표에 치중되는 점 등을 언급하며 ‘경기도형 주택공급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서울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서울 집값이 많이 올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주택 공급 대책을 세우면, 그에 따른 신규 택지 공급을 도가 떠안게 된다. 그러다 보니 경기도 나름의 도시 비전을 갖고 도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도시계획 정책을 펴야 하는데 정부의 공급 물량 목표만 따라가게 된다”며 “경기도의 도시계획 비전을 전개할 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상한 게 ‘경기도형 주택공급 전략’이라는 게 도 설명이다. 수도권 산업·일자리 구조 변화와 주거 공급 계획 간 불일치를 해소하는 취지다.
K-반도체 산업거점과 주거를 연결하는 ‘산업연계형’, 대학·기업·연구시설을 연계하는 ‘R&D+캠퍼스형’, 일자리와 주거·생활기반을 함께 갖추는 ‘자족신도시형’, 광역교통 거점을 새로운 도시 중심으로 만드는 ‘역세권 복합개발형’ 등이다.
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반도체 등 지식기반제조업 종사자는 수도권에서 4만2천명 증가했는데, 이 중 경기도가 86%를 차지한다. 하지만 주거와 생활 기반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장거리 통근과 교통 혼잡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추 지사는 “일자리와 주거가 따로 놀고 있기 때문에 교통 수요를 가중시키고, 이에 대한 교통 대책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따로따로인 정책들을 한꺼번에 같이 논의하고 연결했으면 좋겠다”며 “경기도는 K-반도체 산업거점과 주거를 연결하는 도시를 설계하고, 청년 일자리 정책과 주거 정책도 함께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에는 이런 구상을 펼칠 수 있는 좋은 곳이 많다. 경기도가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 비전을 가지고 주택 공급을 주도할 수 있도록 (국토부가) 필요한 권한과 제도를 뒷받침해 주고, 계속 소통하면서 힘이 돼 줬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홍 장관은 “경기도에 30년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말씀하신 내용을 잘 알고 있다. 경기도 나름의 일자리와 자족시설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실무협의체를 같이 구성해 경기도가 원하는 바를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면 반영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홍 장관은 경기도에서 철도국장·도시주택실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도는 이 같은 주택 공급 전략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입지 선정부터 주택유형, 자족기능, 교통대책까지 주도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받는 내용이다. 아울러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선정·배분에 대해 도지사가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과 공공주택지구 지정 및 지구계획 수립 과정에서 경기도의 역할 확대를 건의했다.
이날 홍 장관이 실무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만큼, 도는 국토부와 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에 적극 협력하면서, 산업·일자리·인재·교통과 주거가 함께 성장하는 ‘경기도형 주택공급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 지사는 이날 또 홍 장관에게 GTX D~H노선 등 도가 건의한 40개 철도 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최대한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신도시 조성과 관련, ‘선교통 후입주’ 기조가 제대로 실현되려면 공공주택지구 개발과 맞물린 교통시설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등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예타 문제는 제가 도에 있을 때부터 계속 이야기했던 사안”이라고 공감하면서 “국토부 업무가 아닌 부분도 직접 뛰면서 국무회의에 건의하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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