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방송 피해 3천78명에 17억6500만원 지급

2·3종 지역 주민에 하루 2천~3천원씩 지원

가축 폐사·숙박업 손실은 인과관계 부족 제외

주민들 “정부 차원 이주·안전 대책 마련해야”

북한이 설치한 대남 스피커로 연일 소음공격을 하고 있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 모습. /경인일보DB
북한이 설치한 대남 스피커로 연일 소음공격을 하고 있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 모습. /경인일보DB

인천 강화군이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 피해를 입은 접경지 주민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한 가운데 주민들은 실질적인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2일 강화군에 따르면 북한 대남방송 소음으로 피해를 본 접경 지역 주민 3천78명에게 총 17억 6천500여만원의 피해 지원금을 지급했다.

북한의 대남방송이 집중된 기간은 2024년 7월 19일부터 이듬해 6월 12일까지다. 강화군은 소음 영향 조사를 거쳐 피해 정도와 기간에 따라 2종 지역 거주 주민 181명에게는 하루 3천원, 3종 지역 주민 2천897명에게는 하루 2천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가축 폐사나 숙박업 등 지역 관광업 손실은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마을지도자로 활동하는 이만호(63)씨가 고려천도공원에서 소음이 들려오는 철조망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마을지도자로 활동하는 이만호(63)씨가 고려천도공원에서 소음이 들려오는 철조망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고 있다. /경인일보DB

1년 가까이 밤낮없는 소음 피해를 겪은 주민들은 피해 지원금보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반응이다. 대남방송은 중단됐지만 최근에는 북한이 접경지 전술도로 건설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하면서 강화군 주민들은 발파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남북 관계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로 긴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남 방송이 재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소음 피해가 컸던 강화군 송해면 한 주민은 “대남방송 소음 때문에 키우던 반려견이 이상 증세를 보이다 안 좋게 되거나 자녀들이 밤마다 불안에 떠는 등 주민들의 트라우마가 극심하다”며 “하루 몇 천원 수준의 지원금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안효철 송해면 당산리 이장은 “대남방송이 멈추면서 겨우 일상을 되찾았지만, 남북 관계나 정세 변화에 따라 언제든 피해가 되풀이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단순한 지원금 지급을 넘어 정부 차원의 이주 대책이나 보다 강력한 안전 대책 등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재발 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화군은 접경지 현장 확인과 함께 피해 지원금 추가 지급 절차 등을 지속할 방침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협력해 북한 지역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동향을 파악하겠다”며 “소음 피해로 고통받은 주민들을 위한 지원금 지급은 물론, 주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