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볼만한 곳

30년 한자리 ‘교문각’ 고물가에도 5천원 짜장

추억속 분식 떠오르는 국물떡볶이 ‘고향김밥’

저렴하고 맛 좋은 ‘아몬드빵집’ 샐러드빵 인기

구리시 교문동 소재 교문각 메뉴판. ‘자장면 5천원’이 눈에 띈다.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구리시 교문동 소재 교문각 메뉴판. ‘자장면 5천원’이 눈에 띈다.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낯선 여행지에 가면 누구나 ‘현지 맛집’ ‘현지인이 즐겨 찾는 곳’ ‘현지인 픽’ 등을 찾아 나선다. 마치 지역 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듯 말이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고 있는 ‘경기 동부 대표상점 발굴 및 로컬큐레이터 지원사업’은 이러한 발품을 대신해 준다. 로컬큐레이터들이 경기 동부권 곳곳을 누비며 지역의 숨은 맛집과 상점을 발굴해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구리를 대표하는 김보경 큐레이터는 결혼과 함께 정착한 구리에서 ‘동네’를 길어올렸다.

구리는 사납게 다그치는 업무에서 지쳤을 때 먹고싶은 김치찌개 같은 동네다. 크고 화려한 것, 최첨단의 것을 기준으로 이 도시를 본다면 보잘것없을 테지만, 평범하고 성실한 삶의 흔적이 주는 위안을 찾는다면, 바로 이 도시다.

김보경 큐레이터는 그런 구리의 장점을 잘 안다. 그의 가족이 성장하는 동안 동네 곳곳을 찍어 놓은 사진은 그의 자랑거리다. 블로그 ‘브랜든씨의 일일’에서는 그의 동네 사진을 엿볼수 있다.

■ 타임머신 탄 가격, 5천원 간짜장

구리시 교문동에서 3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국집 ‘교문각’은 착한 가격으로 이웃을 반긴다. 짜장면 5천원, 간짜장 7천원, 볶음밥 7천원 등은 2026년 현실 물가에 지친 서민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2018년 짜장면 평균 가격이 5천11원이었다.

골목 안쪽에 있는 교문각 외관.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골목 안쪽에 있는 교문각 외관.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외식물가에 허리가 휘는 가장의 등을 쓸어주는 또다른 혜택은 요일별 점심특선이다. 고추덮밥·마파덮밥·삼선볶음밥·잡채밥·송이덮밥을 월부터 금요일까지 순서대로 점심에 7천원씩 받는다. 단 현금가다.

교문각 자장면.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교문각 자장면.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구리시청 직원들도 교문각을 자주 이용하는데 배달앱이 아니라 전화주문으로 철가방을 든 배달부가 온다. 외모부터 운영까지 태생적 레트로 그 자체다.

시청 직원들의 단골메뉴는 간짜장과 볶음밥. 간짜장은 잘게 썬 양파가 다량 투입돼 기름져서 소스를 끝까지 안먹는 사람조차 바닥을 긁게 하는 재주가 있다.

■ 국물떡볶이 정석

고향김밥의 시그니처, 국물떡볶이.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고향김밥의 시그니처, 국물떡볶이.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구리전통시장 앞 ‘고향김밥’도 대표적 레트로 감성의 분식점이다. 소스를 고급화하고, 치즈를 가득 얹어 비싸진 떡볶이가 못내 아쉽다면 고향김밥을 추천한다.

양념이 잘 밴 떡, 적당히 익은 어묵도 좋은데, 특히 국물이 푹 스며든 김말이는 일품이다. 떡볶이 국물에 적신 김말이를 한입 물면, 촉촉한 튀김옷과 탱글한 당면 사이에서 잘 말린 바다향이 풍겨온다. 떡볶이 국물의 달달하고 칼칼한 맛과 진한 김향의 조화가 매우 만족스럽다.

양도 푸짐하다. 떡볶이 1인분이 국수 그릇 가득 나온다. 때문에 인기 높은 튀김·어묵 맛이라도 보려면 여럿이 와야 한다.

고향김밥 단골의 불문율 세트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고향김밥 단골의 불문율 세트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김보경 로컬큐레이터는 떡볶이, 국물에 적신 김말이, 튀김, 어묵을 주문해, 튀김을 떡볶이 국물에 적셔 먹는 것이 “고향김밥을 찾는 단골들의 불문율”이라고 했다. 이곳만의 불문율일 수는 없으나, 그 전통적인 ‘떡볶이 먹는 방법’에 가장 어울리는 레시피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이미 그 레시피는 유명한 요리사이자 사업가가 진행했던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유명세가 높다.

구리전통시장 앞에 위치한 고향김밥.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구리전통시장 앞에 위치한 고향김밥. /김보경 로컬큐레이터 제공

■ 이름난 샐러드빵집

수택동 사거리에서 돌다리 사거리로 향하는 길 골목에 자리잡은 ‘아몬드빵집’은 정말 동네빵집이다. 이 집의 시그니처는 샐러드 빵. 잘 구워진 빵을 반으로 갈라 그 속을 햄과 치즈, 양배추채로 채우고 케첩을 듬뿍 뿌린 샐러드 빵은 식사대용이기도 했고, 수험생의 간식이기도 했다. 요새 베이커리 트렌드는 화려한 디저트 빵이지만, 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샐러드 빵은 특별하다.

아몬드빵집은 간판도, 이름도, 가격도 그 시절에 머물러 있다. 찹쌀도너츠, 꽈배기, 팥이 든 생도넛 등의 메뉴만 봐도 레트로다. 빵 가격도 착하다. 1천원으로 살수 있는 빵이 있다. 이미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면 수많은 리뷰가 뜬다. 이구동성 이 집의 가성비에 찬사를 보낸다. 아몬드빵집의 사진은 김보경 로컬큐레이터의 블로그, 브랜든씨의 일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