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2차대전 당시 모두 1천2백여척이 건조된 독일 잠수함 유보트는 전쟁 내내 위력을 발휘했지만 결정적으로 9개월여 동안 바다의 제왕이었다. 미 동부해안까지 침투한 유보트들은 1천여척의 연합군 배들을 거침없이 폭파시켰고, 이로인해 연합군은 한때 해상 보급라인을 위협받는 처지에 놓인다. 이유는 유보트의 능력도 한몫해지만 독일군의 암호가 결정적. 무선암호를 해독할 수 없었던 연합군은 9개월여동안 유보트의 공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던 것이다.
'U-571'(9월 2일 개봉)은 이같은 역사적 사실에다 픽션을 더한 잠수함 영화. 잠수함의 공격을 받은 유보트가 파손된 채 대서양에서 포류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연합군은 긴급히 특수작전을 세운다. 미 잠수함 한대를 유보트로 위장, 접근시켜 암호 해독기를 탈취하는 작전이다.
이같은 도입부의 영화에는 '유보트' '붉은 10월', 그리고 한국의 '유령'등에서 이미 경험했던 잠수함 영화 특유의 긴장감에다 예전 잠수함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액션신들이 섞여있다. 적 함정과의 급작스런 조우가 만들어낸 비상사태의 소란스러움, 잠수가 끝난뒤의 정적, 잠수함 위로 옆으로 쏟아지는 폭뢰들, 또 다시 비상사태--.
밀폐된 공간내에서 형성되는 이같은 생과 사의 격렬한 충돌은 팽팽한 긴장감을 끌어낼 수 있는 극적인 요소들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은 주저함 없이 잠수함 영화의 긴장감을 포착한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죽음의 위기에 몰리는 아찔한 부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줬던 '브레이크 다운'에서 처럼.
'특유의 긴장감'이 예정된 것이라면 잠수함 탈취신, 잠수함 내부에서의 총격전, 적함의 기습, 함장 마이크(빌 팩스톤)등의 죽음을 뒤로하고 유보트에 옮겨탄 부함장 타일러(매튜 맥커너히)등 살아남은 아홉 수병들의 반격은 'U-571'만의 볼거리들. '영웅탄생'이라는 확실한 결말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잠수함 장르의 오락 공식과 특징등을 거침없이 껴앉았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
獨 U-보트타고 2차대전으로…
입력 2000-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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