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의 촬영을 끝내고 “앞으로 두번 다시 사극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탤런트 최수종.

그런 그가 오는 24일 첫 방송되는 KBS 사극 '태양인 이제마'의 타이틀롤을 맡아 5개월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왕건'에서 무거운 갑옷을 입고 수염과 가발을 쓴 채 연기하느라 너무 고생을 해서 앞으로 죽어도 사극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어요. 그런데 원작소설을 읽어보니까 민족 문화를 느낄 수 있었고, 제가 그것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기더라구요.” 지난 5일 용인의 한국민속촌 내 '이제마' 촬영장에서 만난 최수종은 갓을 쓰고 도포를 두르고 있었다. 의상이 '왕건'때보다 한결 가벼워졌다고 좋아했다.

그의 사극출연은 MBC '한중록' '대원군', KBS '야망' '태조왕건'에 이어 이번이 다섯번째. '사극 전문 배우'로 각인되지나 않을까 걱정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은 눈치다.

“한 선배에게서 '남자 배우는 사극을 해야 변신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연기자들이 보통 드라마에 출연하다가도 1년에 한 편씩 연극을 하듯, 사극을 통해 발성 연습은 물론 연기력을 키울 수 있거든요.” 최수종이 이번 사극에서 맡은 역은 조선시대 '사상의학'을 확립했던 한의학자 이제마.

부인인 탤런트 하희라씨가 집에서 가족들의 체질별로 식단을 짤 정도로 '사상의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그에게도 '사상의학'이 그리 낯설지 않다고 했다.

그는 침술 장면과 맥 짚는 장면 등 이제마가 의술을 펼치는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해내기 위해 한달 전부터 '태양인 이제마'의 원작자인 한의학박사 최형주씨의 도움을 받아 훈련중이다. 〈연합〉